[Mn 초점] 마이크로닷 부모, 자식 앞세워 동정 호소..적반하장 격 태도

기자 2019-02-20 15:53:06
사진=마이크로닷 SNS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최근 피해자 일부와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식을 앞세워 동정에 호소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마이크로닷 부모와 합의를 한 피해자 A씨는 "1월 9일 국제전화가 와서 4시간 가량 통화했다.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자신이 아이들 앞날을 막은 셈이기 때문에 생각만 하면 죽고싶다고 했다. 난 당신을 용서할 수 없지만 재호(마이크로닷)를 위해 합의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합의를 했으며, 처벌불원서 동의까지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자식을 위해 합의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들 때문에 우리 자식들도 하고 싶은 거 못하고 살았다"고 말하며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씨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돈이 모자라니 먼저 합의 보는 사람, 원금만이라도 먼저 받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걸 강조하더라"고 전했다.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은 마이크로닷 부모의 태도다. 피해자들에게 자식들을 앞세워 동정에 호소하면서도 2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부 금액만 갚고 합의를 보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도 법적 책임을 진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외국으로 도주, 잠적해 변호사를 선임해 피해를 최소화 할 대책 세우기에 급급하다.

산체스와 마이크로닷 형제가 한국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기 혐의에 대한 법적 책임은 부모가 지겠지만, 대중의 비난 여론은 이들 형제에게도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챙길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챙겨라'라는 적반하장 격 태도에 자식을 위한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어설픈 동정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마이크로닷 부모는 지난 1998년 5월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중 지인과 친척 등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수 억원을 가로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