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 신곡 분석] 태연, '사계'의 중의적 의미 '가수의 삶'or'사랑'

기자 2019-03-21 13:05:08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이 '사계'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이와 죽도록 사랑하고 이별한 내용을 사계절로 빗대어 표현, 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태연은 2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사계'를 공개했다.

특히 타이틀 곡 '사계'는 사랑의 심리를 사계절의 변화에 맞춰 표현한 얼터너티브 팝 장르의 곡이다. '사계' 작사에는 켄지가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어쩐지 '사계'의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30대 길목에 들어선 태연의 사랑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가수 데뷔 12년차 태연의 일상과도 닮아있다. '가수'로서의 삶으로 해석해도 그 뜻이 맞아떨어진다.

곡은 피아노 선율과 함께 '사계절이 와 그리고 또 떠나 내 겨울을 주고 또 여름도 주었던'으로 시작된다. 이어 '온 세상이던 널 보낼래, 정말 너를 사랑했을까'라고 질문으로 본격적인 노래를 시작한다.

내 겨울을 주고 또 여름도 주었던, 온 세상이던, 정말 사랑했을까 하고 물음을 던지는 '너'는 태연이 가수 생활을 하며 만났던 '곡'들과 비유할 수도 있다. 한 곡으로 활동을 할 때 아티스트는 모든 초점을 '곡'에 맞춘다. 그리고 활동기가 끝나면 곧바로 또 다른 곡을 자신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정말 사랑한 것이긴 할까라고 의문을 던지는 것.

이어 '언제야 봄이던가, 맞아 그땐 함참 서로가. 셰익스피어의 연극 같은 마지막이 될 사랑 마주한 듯 둘밖에 안 보였나 봐'라며 '다른 걸 좀 보고파'라고 말한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는 사랑을 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 곡으로 수백번, 수천번의 무대를 올린 뒤 또 다른 곡을 만나고 싶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어 2절에서 '서로를 그리워했고 서로를 지겨워하지'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한다. 이어 '그 긴 낮과 밤이 낡아 녹슬기 전에 우리 다시 반짝이자'라며 '또 계절이 바뀌잖아'라고 말한다. 한 곡으로 활동하고, 이미 대중의 곁에서 멀어질 때쯤 또 다른 신곡을 만나고 새옷을 입고 스타는 빛이 난다. 이런 맥락과도 통하는 것.

디 브릿지에서는 '가도 돼 뒤돌아볼 때쯤엔 난 없어 우리 꽤 괜찮았어 그거면 된 거야 떠날 때'라고 깨달음을 전한다. '사랑'으로 곡을 놓고 해석할 때 보다 '가수의 삶'으로 놓고 봤을 때 노래의 주인공 태연이 더 빛이 난다. 사랑으로 해석할 때 여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지만, 어딘가 지겨워한다. 그리곤 말한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더불어 남자에게 이별을 고하며 이별하지만, 사랑했던 그걸로 꽤 괜찮았다고 차가운 여성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가수의 삶으로 놓고 봤을 때 한 곡으로 무대를 지겹도록 선보이고, 또 시즌이 끝나면 곡을 떠나보내지만 무대 위 빛나던 그 순간이면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

중의적인 의미와 사계절이 태연의 풍성한 보컬과 만나 더욱 매력적인 곡이 됐다. 태연은 당분간 '사계'와 진한 사랑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