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 공연 리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피우지 못할 땅에서 피워낸 ‘꽃’ 한 줄기

기자 2019-05-05 18:34:27
사진=수컴퍼니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뜨거웠다. 무대가 끝난 후 배우들은 눈물을 흘렸고, 관객석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모두가 울컥했던 순간이다. ‘여명의 눈동자’가 막을 올리기까지의 과정을 안 이들은 모두 비슷한 감정일 것이었다.
 
앞서 ‘여명의 눈동자’는 야심차게 무대 위에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막을 올릴 준비를 한 ‘여명의 눈동자’. 수십억의 투자금을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투자금을 받지 못해 개막일이 연기됐다. 더불어 막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제작진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무대 연출 등을 대폭 수정, 자금 사정에 맞는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더불어 배우들 역시 계약금만 받은 채 무대에 함께 올랐다. 하지만 이는 더욱 극적인 효과를 준 듯하다.

스케일이 크지 않지만, 그 안에서 배우들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가 몰입할 수 있게 했고, 묵직한 감동을 준 것. ‘여명의 눈동자’는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바탕으로 꾸며진 공연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까지의 시대 상황,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랑과 비극 등에 대한 이야기를 극적으로 담았다.

3.1운동 100주념을 맞아 그 의미는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점점 잊혀져가지만, 잊어서는 안될 위안부, 제주 4.3 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극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배우들은 국가의 의미, 이념의 의미에 대해 고뇌한다. 관객 역시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공연에는 배우 문혜원, 김지현, 김수용, 박민성, 김보현, 테이, 이경수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이번 작품은 이들에게도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