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MAMA' 지루하기만 했던 그들만의 잔치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4-12-04 12:34:56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라 불리는 '2014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2014 MAMA)는 약 4시간 30여 분 동안 국내외 정상급 스타들을 내세우며 진수성찬을 차렸다. 하지만 화려하기만 했을 뿐 축제의 장이여야 했던 '2014 MAMA’는 올해도 ‘그들만의 잔치’라는 오명을 벗어내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했다.

3부에 거쳐 진행된 '2014 MAMA’는 특정 엔터테인먼트에 편중된 수상과 무대 연출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엑소는 지난해 대상에 이어 올해의 가수상과 올해의 앨범 상외에도 남자 그룹상, 베스트 아시안 스타일 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태양 또한 남자가수상과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남자 부문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 또한 심사기준에 따른 결과겠지만, 올 한해 가요계를 빛낸 아이돌, 원조 가수들의 컴백 등 풍성했던 가요계에 비해 편중된 수상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무대 또한 특별하지 않았다. '2014 MAMA’는 올해 가요계 트랜드에 맞춰 다양한 콜라보 무대를 준비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무대는 단연 서태지와 지코, 바스코의 콜라보 무대. 평소 음향과 무대 연출에 각별한 신경을 쓰기로 유명한 서태지였지만 그도 '2014 MAMA’무대에서 안타까운 광경을 연출했다. ‘소격동’, ‘크리스말로윈’ 등에서 서태지는 각각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내며 강렬한 밴드 사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코, 바스코와 함께한 ‘컴 백 홈’에서는 바스코 마이크에 음향 문제가 생기며 소리 없는 콜라보 무대로 막을 내렸다.

매년 음향사고는 '2014 MAMA’의 오점으로 남았다.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는 방송사고는 줄어들었지만, 수상자의 수상 소감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시간으로 인해 끊기는가 하면 후보 영상이 한 박자 빨리 방송되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연출은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잡음 많았다.

이날 무려 세 번의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금요일에 만나요'를 위너의 송민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첫 무대를 꾸몄다. 이어 아이유는 故신해철의 곡 ‘날아라 병아리’를 부르며 추모했지만, 멀뚱히 무대를 바라보는 중화권 팬들과 고개를 숙이고 추모하는 국내 가수들의 모습은 음악으로 소통하겠다는 취지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또한 '2014 MAMA’에 앞서 존 레전드가 소녀시대 티파니에게 합동 무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콜라보 무대를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날 존 레전드의 ‘그린라이트’ 무대에서는 존 레전드와 티파니의 무대가 아닌 엑소 첸과 티파니의 비중이 큰 무대로 꾸며졌다. 뿐만 아니라 매년 ‘MAMA’의 하이라이트였던 키스 퍼포먼스는 시상식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이날 '2014 MAMA’ 엔딩 멘트가 끝날 때까지 등장하지 않으며 떡밥만 난무했던 '2014 MAMA’로 남았다.

식상한 기획도 지루함을 느끼는데 한몫했다. 지난 11월 13일 열린 국내 음악 시상식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보조 MC로 출연한 개그우먼 이국주는 올해 대세임을 입증시키듯 '2014 MAMA’에 또 한 번 출연했다. 이날 이국주와 조세호는 선미의 ‘보름달’과 태양의 ‘눈코입’을 패러디 했지만, 가수들 앞에서 코믹스런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어딘가에서 본 듯한 식상한 연출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문화대통령 서태지에 이어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영상은 축제의 현장과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과유불급 '2014 MAMA’의 대미를 장식했다.

음악을 나누고, 문화를 나누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하겠다던 '2014 MAMA’는 성대하게 막을 올리며 역대 최고의 시상식이 될 것이라 호언장담했으나,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로 거듭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2014 MAMA’가 속 빈 강정이 아닌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이 주는 진정성과 소통의 본질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