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신곡 음원 차트 1·2위 석권...라포엠 표 이지 리스닝 음악도 通했다!
2024-04-25

2014년 단디는 ‘귀요미송’을 부른 하리의 프로듀서로서 중국과 동남아를 오갔고, 코요태 김종민, 래퍼 탄젠트 등 여러 가수들의 앨범 제작 및 피처링에 참여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덕분에 정작 본인 앨범은 1년 만에 내놓게 됐다. 그는 1년 만이라는 소리에 오히려 본인이 더 놀라워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웃는다.
또한 그는 프로듀서로 바쁜 와중에도 수많은 힙합 가수들과 함께 연말에 있었던 ‘천하제일 힙합대전’에 출연해 가수로서의 역량을 보여줬다. 이어 본격적으로 힙합가수 활동에 나서기로 한 단디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위드메이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지금까지는 제가 프로듀서로서 운영하고 있는 단디레코즈를 통해 앨범을 발표해왔어요. 그러나 단디레코즈는 음반제작사일 뿐이어서 엔터테인먼트 과정 없이 일반 유통만 해왔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제 음악을 믿고 서포트 해주는 위드메이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그동안 저 혼자서 음악 외적인 것까지 맡아왔었는데, 이제는 음악에만 신경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이번 앨범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더블에스오공일(SS501) 김규종의 피쳐링이다.
“남자 피처링 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회사와 친분이 있어서 규종이를 알게 됐고, 사적으로 몇 번 만났는데 동갑이라 그런지 잘 통하더라구요. 특히 저는 목소리가 두껍고, 규종이는 얇아서 음색적으로 잘 맞아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해서 일까. 단디가 만든 곡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으면, 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노래 스타일이 다양하다. ‘귀요미 송’과 같은 발랄한 노래, ‘살리고 달리고’ 또는 ‘라면 먹고 갈래’처럼 재미있는 가사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본인 노래에서 추구하는 힙합 음악. 음악만 들으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의 다중인격 캐릭터처럼 순간순간 다른 인격들이 그 안에 들어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티스트로서 하고 싶은 음악은 힙합이에요. 그러나 프로듀서로는 여러 방면을 하고 싶고,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요. 그래야 음악 하는 게 질리지 않거든요. 사실 한 번씩 정체성을 잃고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재밌어요. 평소 작업할 때도 한 곡을 완전히 만든 후에 다른 곡을 만드는 게 아니라 번갈아 가면서 해요. 그렇게 하다보면 갑자기 좋은 영감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프로듀서 겸 가수인 만큼 다른 사람 음악 만들 때와 본인 음악 만들 때 차이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다른 사람 음악 만들 때는 제 생각보다 아티스트를 배려하려고 해요. 그 사람의 색깔과 어떤 면이 베스트인지 생각해 보는거죠. 그러나 제 음악할 때는 제약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해요. 다른 아티스트와 작업할 때는 미리 들려주고 확인해야하지만 제 음악은 그럴 필요 없으니 편한 것도 있어요”

“곡 쓸 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냥 마이크 켜놓고 흥얼거리면서 멜로디를 완성해요. 멜로디는 그 자체로 주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가사를 입혀요. 가사가 정말 중요해요. 사람들이 들었을 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거든요. 이번에 쓴 ‘관계정리’도 실제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중들이 공감하기 쉬운 가사를 쓰려고 했어요”
단디의 이번 노래 ‘관계정리’는 레트로 사운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어쿠스틱이 아닌 크런치톤 일렉기타의 리프로 시작한다. 특히 기타 단음을 중심으로 진행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번 곡 ‘예뻐보여’ 역시 피아노 단음을 강조하는 등 그는 주 악기 하나만 내세운 스타일을 많이 사용한다.
“여러 악기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악기가 많으면 오히려 목소리를 방해하거든요. 랩은 목소리가 악기에요. 아티스트가 부각되기 위해서는 악기보다 목소리가 돋보여야 하죠. 멜로디가 없으면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생각보다 더 진지하고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단디의 마지막 말은 그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알게 해준다.
“우선 아티스트로서 제 모습을 수면 위로 올려서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 서포트도 하면서 유쾌한 콘텐츠로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습니다. 제 음악을 평가하기보다는 그냥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술에 평가라는 건 어울리지 않잖아요. 저도 진짜 즐기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단디를 ‘귀요미 송’의 작곡가로만 단정 짓기엔 그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가수로서는 이제 시작 단계인 그가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2015년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