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년만에 부활 ‘라이브 클럽데이’ 어찌 첫 술에 배부르랴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3-02 14:04:54
대한민국 밴드 문화의 시발점이자 밴드의 장인 홍대의 금요일 밤이 다시 뜨거워졌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일대 클럽에서는 ‘라이브 클럽데이’가 4년 만에 부활하며 많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2001년 시작해 한때 홍대 문화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던 클럽데이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젊은이들이 티켓 한 장으로 홍대 곳곳의 클럽을 원하는 대로 드나들며 즐기는 무경계 음악 축제다.

홍대 앞 클럽 6곳(고고스2, 에반스라운지, 클럽에반스, 클럽 타, 프리버드, 클럽 FF)과 공연장 4곳(KT&G 상상마당, 벨로주, 레진코믹스 브이홀, 프리즘홀)에서 이승열, 국카스텐, 눈뜨고코베인, 3호선 버터플라이, 옐로우몬스터즈, 갤럭시익스프레스 등 국내 정상급 밴드 30여 팀의 공연이 펼쳐졌다.

주최 측이 집계한 관객수는 2200여명(예매 1500명, 현장 구매 700명). 블라인드 티켓은 1분, 얼리버드 티켓은 3분 만에 온라인에서 판매됐고, 일반 예매는 2시간 40분 만에 완판 될 정도로 관객들은 홍대 ‘라이브 클럽데이’ 부활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무대에 오른 뮤지션들 또한 ‘라이브 클럽데이’의 귀환을 자축하며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타임테이블에 맞춰 딜레이 없이 공연이 진행됐으며, 관객들은 취향에 맞게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했다. 밴드들 또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쳤고, 관객들 또한 리액션으로 화답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에반스라운즈 무대에 오른 빌리어코스티 보컬 홍준섭은 4년 만에 부활한 클럽데이, 에반스라운즈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다. 홍대에서 하는 페스티벌이 오랜만에 하다 보니 춤추는 클럽데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더라. 좋은 기획과 공연들이 많은 프로젝트로 자리 잡아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첫 클럽데이 참여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마케팅이나 홍보도 중요하지만 대중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마케팅이 잘 되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날 수 있는 부분이다. 인디음악의 강점인 음악의 독창성도 있고 저 같은 음악을 하시는 분의 음악에는 여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백의 빈 곳에 자기의 삶을 끼어 넣어 지친 마음을 달래신다면, 진짜 우리 이야기들을 듣고 싶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안정상의 이유로 공연장 수용 인원에 맞춰 티켓을 판매했지만 특정 밴드의 공연에 관객들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밴드 대부분이 방송과 공연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거나 인지도 있는 밴드였고, 이로 인해 관객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새로운 밴드를 배출할 수 있는 활로의 장으로 거듭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또한 4년 전 클럽데이의 티켓 가격을 2만원으로 책정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밴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켰지만, 이로 인해 클럽데이가 타 공연에 비해 저렴하다는 관객 인식으로 다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날 클럽데이를 관람한 직장인 김유원(29)씨는 “공연장에 비해 관객이 많아 입장한 관객보다 줄 서 있던 관객이 더 많았던 점도 공연장 크기에 비해 관계자들의 욕심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의 윤리적 수준도 아쉬웠다. 클럽 안 좁은 출구에서 병목현상이 생겨 안전위험도 컸고, 출구 앞에서 무분별한 흡연 고성 등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아쉬웠던 점을 전했다.

그는 이어 “관객 풀을 넓히고 그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시설의 수리 및 확충이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의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스케줄 정리도 조금 더 보완된다면 그동안 침체를 겪어온 클럽문화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클럽데이의 개선점을 밝혔다.

한 레이블 관계자는 본지 기자에게 “기존 클럽데이와 달리 공연 기획사가 주최하며 시스템 적으으로 체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티스트와 클럽 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기획사 쪽에서 요구하는 부분만 진행돼 아쉬웠다”고 전했으며 “홍대 밴드 문화의 부흥을 위해 클럽데이가 다시 부활했지만, 클럽데이 다음날인 28일에는 클럽들이 텅텅 비어있었다. 하나의 콘텐츠와 트렌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홍대 라이브 클럽데이’가 주춤했던 홍대 앞 밴드 문화를 부흥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적잖이 발견됐지만, 어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 4년 전 클럽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폐지됐던 클럽데이의 전례를 따르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진행으로 발전되는 클럽데이의 면모를 갖춰야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밴드 음악을 한 날 홍대 앞 클럽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한편 2회 ‘라이브 클럽 데이’는 3월 마지막주 금요일인 오는 3월 27일 개최되며. 주최 측은 최근 장기하와 얼굴들, 게이트플라워즈, 백현진×방준석, 9와 숫자들, 고고스타 등 1차 라인업을 공개했고, 2차 라인업은 오는 3월 5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