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이준호 “스물, 언젠가는 반드시 필 꽃봉오리”(인터뷰)

스무살의 청춘으로 돌아온 배우 이준호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봄’ 같은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영화 ‘스물’에서 생활력 강한 재수생 동우 역을 맡은 이준호가 고달픈 인생을 현실적이고 안정적으로 그려내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스물’ 속 그가 보여준 캐릭터 소화력은 배우 이준호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그가 연기한 동우는 ‘스물’ 세 청춘들 중 가장 아픈 인물이다. 셋 중 누구보다 자신의 꿈과 목표가 확실했지만 결국 현실에 타협하고 만다. 이에 자신의 꿈을 이룬 그가 동우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을지 궁금했다.

“제가 사는 인생도 평범하진 않지만 동우가 갖고 있는 슬픔과 아픔만큼은 안 돼죠. 사실 굉장히 주관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생각을 하면할수록 동우가 하는 고민이 저와 다를 것 같지 않았어요. 연습생 때 포기할까 했었던 고민을 떠올리며 동우에 몰입했죠. 그리고 연습생 생활이 긴 편이었어요. 동우가 느꼈던 상황과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었기 때문에 편안히 다가갈 수 있었죠.”

‘스물’ 속 이준호는 러닝 타임 내내 온전히 동우였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동화와 몰입이 실제 동우의 삶을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

“가장이란 역할을 중점에 뒀어요, 가장이라는 게 굉장히 큰 책임감이잖아요. 근데 동우는 아직 어려요. 그래서 친구들을 만날 때는 꾸러기가 돼죠. 사실 제가 나올 때 제일 재미가 없어요. 세 캐릭터들 중에서도 무겁고 아래를 담당하고 있죠. 사실 촬영 당시 ‘미친거 아니야’ 활동 중이었어요. 잠을 못 잤죠. 자연스레 피곤함이 묻어나온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상황도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동우라고 생각하니까 어깨도 좁아지고 움츠러들었죠.”

극 중 동우는 평범한 스무살이 겪을만한 현실과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동우는 차분하고 덤덤하게 상황을 받아들인다. 게다가 그에겐 희노애락을 함께 해준 친구가 있었다. 실제 이준호가 겪은 스무살 시절은 어땠을까.

“제 스무살 시절은 너무 불같았어요. 그 시절엔 ‘뭔가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면 총대를 멨어요.. 그런 이야기를 못하는 사람도 못 참겠더라고요. 제가 먼저 이야기해서 피도 보면서 참지 못하는 스타일이었죠. 그렇다고 이기적인 건 아니었어요. 누가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상황이었을 때 불이 났죠. 그래도 지금은 그 상황을 유하게 풀어나가는 편이에요.”

“또 그때는 데뷔를 했던 시기라 정신이 없었어요. 정말 기뻐서 날뛰었을 때였죠. ‘스물’에 나오는 세친구와 같은 삶은 보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로 대리만족을 했죠. 제가 느끼지 못했던 스무살을 경험을 한 것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혹여 방황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유쾌함을 넘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 ‘스물’, 그 속의 중심이 됐던 이준호가 정의 내린 ‘스물’은 그들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줄 법 했다.

“꽃봉오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부분 ‘꽃답다’라는 나이라고 많이들 하잖아요. 제가 생각할 땐 아직 꽃이 아니에요. 꽃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나이죠. 꽃봉오리는 움츠려 있잖아요. 모든 스무살이 ‘내가 미래에 어떤 어른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 꽃봉오리일 뿐 꽃은 꽃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너무 고민하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는 반드시 필 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