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소극장 공연, 총 20회 매일 200명과 함께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4-02 13:54:43
▲사진=뮤직팜
▲사진=뮤직팜
"노래의 맨살이 서로에게 닿는 시간을 꿈꾼다"

지난 29일을 끝으로 4주간 20회에 걸친 이적 소극장 공연 ‘무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적은 지난 3월 4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대학로 학전블루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총 40여 시간 동안 그는 지친 기색 없이 4천 관객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가장 작은 곳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이적은 이번 소극장 공연을 통해 그 바람을 이뤘다. 이적은 2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4주간 20회 공연을 소화해 소극장 공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적은 이번 소극장 공연장을 학전블루로 정한 것에 대해 "학전 소극장은 내가 열아홉살 때 김광석 선배님의 공연을 보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설적인 학전 공간을 새롭게 재편집해 객석이 무대를 끌어안듯 가깝게 만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김광석 선배 무대처럼 여러분들에게도 학전 공연이 평생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며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의의를 뒀다.

6평 남짓한 작은 무대는 피아노와 기타, 우쿠렐레 등으로 가득 채워져 뮤지션의 방을 연상케했다. 이적은 무대에서 피아노와 기타를 번갈아 연주하며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 1미터도 채 안되는 자리에 앉은 관객들은 이적의 무대에 빨려들었다.

▲사진=뮤직팜
▲사진=뮤직팜
이적은 동요 '섬집아기'와 정인의 ‘미워요’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적은 이번 소극장 공연을 통해 평소 방송에서 불렀던 곡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 '회의', '숨바꼭질' 등을 레파토리로 올렸다.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 등의 히트곡들은 전혀 다른 방식의 편곡해 색다른 공연을 선사했다. 특히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는 피아노 버전이 아닌 기타 버전을 선보여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카니발과 패닉 시절의 노래들을 연이어 불렀다. 특히 카니발의 ‘그녀를 잡아요’는 김동률 없이 처음으로 혼자 부르는 노래라고 소개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이적은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꼽으며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를 소개했고, 노랫말이 더욱 애절하게 다가오는 편곡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적은 가요뿐만 아니라 구전가요인 ‘권주가’와 학창시절 만들었다는 ‘어린 사랑’ 등 평소 자신이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불러 재미와 감동을 함께 추구했다.

이적의 일부 곡에는 뮤지션 양시온이 연주를 곁들였다. 그는 드럼, 카주 등의 연주를 통해 더욱 맛깔스러운 음악을 만들어 전달했다. 특히 양시온은 이 공연을 위해 새로운 악기를 배우라는 이적의 말에 순응하며 단시간에 악기를 습득해 천재 뮤지션의 모습을 선보였다.

▲사진=뮤직팜
▲사진=뮤직팜
특히 20회인 마지막 공연에서는 같은 소속사 뮤지션 존박과 곽진언이 함께 무대에 올라 '레인'을 합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들뿐 아니라 이번 이적 소극장 공연에는 불시에 양희은과 정인이 게스트로 나와 이적과 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이적의 소극장 공연 '무대'는 예매 2분 만에 4천석 전석이 매진됐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이적은 그간 국내 유수의 페스티벌 공연을 비롯해 대극장, 소극장 공연에서 매진 사례를 이어왔다. 이러한 대극장과 소극장을 오가며 공연 역사를 쌓아온 뮤지션은 우리 대중음악사에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적의 공연은 소극장 무대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큰 무대와 달리 피아노 소리 하나, 우쿨렐레 소리 하나만으로도 울림이 있는 공연을 만들어냈고, 이적의 목소리와 관객들의 열정적인 반응은 공연장을 꽉 채우기에 충분했다. 작은 무대로 인해 관객들은 이적의 음악을 맨 살로 느낄 수 있었고 서로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 형성될 수 있었다. 마지막 즈음 이적은 소극장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의견을 물었고,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다음 소극장 공연을 요구했다.

국내 유일의 소극장 공연 브랜드를 쌓아온 이적은 지난 2004년 '적군의 방'을 시작으로 2007년 '나무로 만든 노래' 앨범 발표와 함께 행한 동명의 장기 소극장 콘서트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당시 25회 1만 2천여 관객을 맞은 이적은 소극장 공연의 진수를 유감없이 선보여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

한편 이적 소극장 공연은 지난 10년여 동안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사랑받았으며, 오는 6월 초에는 일본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