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강제규 감독 "'장수상회'가 주는 소중한 선물, 꼭 가져가길 바라"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4-09 17:42:25
'쉬리', '은행나무 침대', '태극기 휘날리며' 등으로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강제규 감독이 새로운 작품 '장수상회'로 돌아왔다. '장수상회'는 인생의 마지막,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순간에 불현듯 찾아온 사랑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해가는 성칠과 금님, 그리고 이들의 연애를 곁에서 응원하는 동네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노년층의 로맨스'라는 새로운 소재는 배우들은 물론이고 관객들의 관심을 높이며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제규 감독은 관람을 앞둔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장수상회'를 다 보고 나면 로맨스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특정 세대의 사랑이 주된 영화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황혼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좀 더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가 녹아 있고, 그것들이 진행돼 가는 과정들이 다변적이고 입체적으로 담겨 있어요."

앞서 언급했듯이 그동안 큰 작품들을 주로 만들어왔던 강제규 감독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장수상회'를 선택했다. 그런 감독의 행보를 사람들은 '도전'이라 칭하고 있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평소 작지만 여운과 감동, 울림이 있는 작품들에 대한 개인적인 욕구가 굉장히 많았어요. 기회가 만들어지고 스스로도 새 장르를 개척하는 '프론티어 정신'을 즐겼던 것 같아요. 변화를 갖고 싶었고 짧지만 임팩트 있는 영화들을 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충동이 컸죠.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장수상회'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접해보지 않은 경험들이기에 관객들이 새롭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이 강제규 감독의 작품에 함께했다.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대표 중 두 사람이 작품에 참여했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강제규 감독이 두 사람을 캐스팅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로맨스의 어울림'이었다.

"로맨스를 그릴 때 두 사람이 어울릴까를 기본적으로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박근형, 윤여정 선생님을 떠올렸는데 잘 어울렸거든요. 박근형 선생님이 성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았었죠. 당연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른 분이 두 얼굴을 가진 성칠의 연기를 했을 때 저한테 주는 쾌감하고 박근형 선생님이 주는 쾌감하고 달랐거든요. 관객의 입장에서도 새롭고 재미있을거에요. 윤여정 선생님도 차갑고 도회적인 느낌이 많은데, 오히려 그 풋풋하고 소녀다운 모습을 상상해보니 즐거웠어요. 그런 케미스트리가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었죠."

이처럼 '장수상회'는 서툴고 어색하지만 그래서 더욱 따스한 미소를 선사하는 성칠과 금님의 연애 과정 속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고 소중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중요한 가치를 잊고 살아왔을지도 모르는 지금의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결국 판타지일 수밖에 없어요. 관객들도 그 지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꿈을 가지며, 희망을 느끼는 것이죠. '장수상회'의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서도 '나의 70대는 어떤 삶일까' 하는 판타지를 담으려 했어요. 삶이 힘들고 고달프지만 '장수상회'를 통해 제 스스로도 힐링 되고, 관객들도 삶을 따뜻하고 희망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어요.“

강제규 감독의 이러한 바람이 닿았을까. 개봉 당일인 9일 현재 '장수상회'는 동시기 개봉작들 중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감'에서 오는 소통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장수상회'는 모든 세대가 같이 공감하고 느끼고 웃고 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해요. 그래도 가족이 있기에 이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죠. 다른 선입견을 갖지 않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관객 분들에게 분명하게 주는 확실한 선물이 있어요. 그 소중한 선물을 꼭 가져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강제규 감독이 전하고픈 소중한 선물은 현재 극장가에 상영 중인 '장수상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