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테이크, ‘어느 봄날에’ 따뜻한 감성과 함께 돌아오다

올해는 90년대, 2000년대 가수들이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오면서 풍성한 가요계를 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보컬 그룹 테이크(TAKE)도 다시 뭉쳤다. 테이크는 지난 2003년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로 데뷔했으며, 최근 후배 그룹 비투비, 엑소 등이 불러 더 많은 세대에게 알려진 ‘나비무덤’이라는 히트곡을 탄생시킨 바 있다.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9년의 공백기를 가지게 됐으나 다행히 우리 앞에 다시 섰다.

“작업실에서 앨범 발매하기만을 기다렸는데 막상 9년 만에 활동하게 되니까 너무 새롭고 설레요. 그동안 군대도 다녀왔고, 보컬트레이너로 활동했어요. 곡 작업을 위해서 여행도 많이 했고요. 고속버스 타고 안동이나 제주도 같은 곳에 다니면서 여러 곡을 만들었어요. 이번에 나온 ‘어느 봄날에’도 그렇게 나온 곡입니다.”(신승희)

장성재는 2013년에 방송한 MBC ‘위대한 탄생2’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테이크의 멤버로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미 가수로 인정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괜찮겠냐는 우려 섞인 걱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장성재는 좋은 평가와 함께 TOP6까지 올랐으며 테이크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을 받기도 했다.

“‘위대한 탄생’에 나가야겠다고 계획을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군대에 다녀와서 막연했어요. 음악을 다시 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거든요. 우연치 않게 ‘위대한 탄생’ 광고를 보게 됐고 ‘저기 나가면 얼마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도전하게 됐어요. 덕분에 좋은 경험을 얻은 것 같아요. 같이 음악 하는 친구들과 선배들도 많이 알게 됐고, 음악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장성재)

많은 것들을 겪으며 이들은 이제 30대가 됐고, 그들의 음악적 색깔도 조금 더 견고해졌다. 9년 만에 나온 만큼 테이크는 이번 앨범에 온 힘을 실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그들의 모습과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그들의 감성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오랜 기간 장독 속에 담아두었던 그들의 음악은 이제 얼마나 깊은 맛이 날까.

“예전에 음악 하는데 얼어 있었다면 지금은 여유로워졌고, ‘우리 이런 음악 해요’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됐어요. 노래를 만들 때마다 우리 색깔에 맞는 음악인지 계속 고민했어요. 테이크 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리가 생각하는 테이크의 음악은 ‘순수 감성’으로 정의하고 싶어요. 우리 음악은 오래 됐지만, 제 2의 뉴에이지처럼 풋풋한 느낌이 있지 않나요?”(신승희)

본격적으로 같이 음악을 하게 된 이들은 정규 2집 발매에 앞서 선공개곡 ‘어느 봄날에’를 발표했다. 신승희가 작곡에 참여했으며 신승희, 장성재가 함께 노랫말을 붙인 미디움 템포의 곡이다. 특히 의미 없는 문구를 나열하기 바쁜 요즘 시대의 노래 가사와 달리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이별의 슬픈 느낌 대신 봄날의 아름다웠던 이별을 따뜻하게 풀어내, 올 봄 많은 이들의 감성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봄은 사랑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따뜻한 계절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별과 외로움이 더 극대화되는 계절일 수도 있어요. 주변의 커플들 사이에서 솔로들이 더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처럼요.”(장성재)

이번 노래는 4명이 아닌 2명이서 불러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나머지 2명은 중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수 故조앤 오빠로 알려진 이승현은 배우로, 김도완은 가수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5월 이후에는 4명의 테이크를 볼 수 있다. 먼저 중국에서 완전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후엔 한국와 중국을 왔다갔다 할 예정이다.

"다른 멤버들과는 단체 카톡방으로 자주 연락해요. 곡 작업할 때나 좋은 일, 안 좋은 일은 공유하고 있어요. 나머지 2명은 중국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앨범에는 둘이 참여하게 됐어요. 성재에게는 제가 군대 가기 전부터 ‘너는 내가 있어야 한다. 나 없으면 안된다’고 계속 이야기 했어요. 휴가 때도 나와서 작곡한 노래를 들려줬고, 이번에 기회가 와서 본격적으로 같이 하게 됐습니다.”(신승희)

데뷔 초에는 숙소 생활을 했고, 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에도 끊임없이 서로에게 기대왔다. 이제는 친구보다는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법한 이들은 평소 말이 없는 성격이지만 음악 이야기만 하면 수다쟁이가 된다. 특히 음악 작업을 하면서는 감성 보컬이 아닌 덤앤더머의 모습을 보이며 놀이터에 온 아이들 마냥 작업을 즐긴다.

“우리끼리 가이드 할 때가 가장 재밌어요. 발라드인데 몹쓸 애드리브를 할 때도 있고, 놀이하는 것처럼 즐겨요. 음악 작업이라는 게 어차피 창작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 속에서 신선한 것이 나올 때도 있거든요. 저희는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면서 가사 한 줄 한 줄 쓰는게 좋아요. 서로 자화자찬하면서 서로 격려해주며 만드는 과정들이 너무 재밌어요.”(신승희)

4월, 대형 아이돌 그룹들이 음원 전쟁을 펼치는 가운데, 테이크는 가요계에 어떤 음악적 풍성함을 가져올까. ‘어느 봄날에’가 9년 만에 꿰는 첫 단추인 만큼 이 곡과 함께 정규 2집까지 이어서 2000년대 향수뿐만 아니라 2010년대에도 우리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욕심 안 내려고 해요. ‘오랜만에 나온 만큼 들어줄 만한 음악을 가지고 나왔구나’라는 느낌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순위에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그런데 사실 거의 1시간마다 음원 사이트를 체크하고 있어요.(웃음) 컬러링 다운로드 순위 2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보람이 있었어요. 현재 ‘어느 봄날에’ 만큼 좋은 노래를 많이 준비해뒀어요. 봄 날씨처럼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2집 앨범으로 빠른 시일 내에 찾아 오겠습니다.”(장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