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그동안 ‘타짜’, ‘전우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다수의 작품에서 특유의 유쾌한 이미지를 선사했던 그는 ‘극비수사’를 통해 진지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사담을 하자면, 배우 유해진은 진지함을 더욱 많이 가진 사람이다. 대중에게는 도사 김중산으로 분한 그가 신선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를 아는 이들은 ‘극비수사’ 속 모습이 그와 닮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었죠. 시대 배경이 현대도 아닌 1978년인데다 실제 있었던 사건이 잘 해결됐다고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게 어떻게 그릴까 고민했죠. 특히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저는 호흡이 더 느린데다가 정적이었으니 더 그랬죠. 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고 그런 걱정을 덜 수 있었어요.”

“작품 속 제 모습이 정말 담백하게 나오기를 바랐어요. 관객들이 코믹한 부분을 가지고 작품에 접근하면 어쩌나 걱정이 컸죠. 김중산 도사가 절대 우습게 비춰지면 안됐거든요. 어떻게 하면 담백하고 튀지 않게 그릴까, 모든 걸 빼나가고 덜어내는 작업이었어요. 그래야 김중산 도사의 진실성과 진정성이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유해진은 경상도 사투리를 과감하게 버렸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윤석이야 본래 고향이 부산이기에 사투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실제 자신의 고향인 충청도 사람으로 도사 김중산을 그려냈다.
“아무리 제가 흉내 낸들 그 지방에 살았던 사람보다 잘 하겠어요. 이야기를 전해주는 게 중요한 것이지 사투리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이야기를 전함에 있어 장애가 되면 안 되잖아요. 사투리 경연대회가 아니니, 그 장애물을 없애고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길 바랐어요.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가 이야기를 그려가는 그 자체가 잘 전달되길 바랐죠.”

“사석에서 윤석 형과 많이 만났지만, 이번처럼 한 작품 안에서 길게 호흡한 적은 없었어요. 이번에는 윤석 형이 많이 의지됐어요. 완성된 작품을 보고 나서 어떤 기자 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힘을 빼고 쳐도 4번 타자’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끌고 가는 에너지가 대단했어요. 배운다는 것이 다른 뜻이 아니라 ‘어떻게 저렇게 끌고 갈 수 있지? 크게 볼 수 있고 맥을 짚을 수 있는 그런 게 참 대단하다’라고 느낀 것만 해도 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항상 느껴왔지만, 이번 작품을 같이 했기에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해진은 김윤석 외에도 이번 ‘극비수사’를 통해 곽경택 감독에 대해 더욱 강한 신뢰를 갖게 되는 계기를 얻었다.
“곽경택 감독님의 제일 좋은 점은 여리고 눈물이 많은 것이었어요. 촬영 초반에 영화 뒷부분을 찍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다가 울고 있는 걸 봤어요. 당하고 사는 사람들의 맺힘 같은 거랄까. 그러면서도 표시를 안 내는 부분이었죠. 저도 찡 돌았는데, 감독님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가기 시작했죠. 어느 하나만 봐도 마음이 확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장면을 초반에 찍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곽경택 감독님에게 마음을 열고 더욱 신뢰를 갖게 됐죠.”

“‘극비수사’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담겨 있어서 좋아요. 그것도 소신 있는 사람들이 이익을 바라지 않는 모습이 비춰져 더욱 좋죠. 게다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도 좋았죠. 그냥 그대로 끝났으면 사실로만 끝나겠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 좋았죠. 이런 점들이 퍽퍽한 세상에 영화가 할 수 있는 구실이지 않을까 싶어요. ‘극비수사’는 그런 점들을 잘 전달해준 것 같아요.”
유해진 또한 ‘극비수사’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잊고 있었던 ‘소신’이라는 단어를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자신에게 ‘소신’이라는 단어는 벅차다고 겸손하게 답했지만, 그러한 모습이 유해진 본인의 소신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편 지난 1978년, 극비리로 진행됐던 그 날의 수사 속 감춰졌던 진실은 오는 18일 개봉하는 ‘극비수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