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극비수사’ 김윤석 “지금 내 모습과 필모그래피가 곧 ‘소신’”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6-15 18:12:25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극비수사’는 그냥 소금만 찍어 먹어도 맛있는 닭백숙이다”

영화 ‘타짜’, ‘추격자’, ‘전우치’, ‘완득이’, ‘도둑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매 작품마다 강렬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김윤석이 오랜만에 정의의 편에 섰다. 김윤석은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에서 아이를 찾기 위해 소신 있는 수사를 펼치는 형사 공길용으로 분했다.

그래서일까. 김윤석은 이전의 강한 모습과는 다른 정감 있는 그냥 ‘리얼 아저씨’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힘을 뺀 듯 보이지만, 소신 있는 행동으로 극비수사를 펼치는 공길용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극비수사’는 1978년 1차 유괴 사건 당시 아이를 구한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부산에서 사건을 접했던 김윤석이었기에, ‘극비수사’에 대한 그의 애정도 남달랐다.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 당시 납치 사건 이면의 이야기를 알게 됐어요. 그저 한 아이가 두 번 납치 돼 살아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있었거든요. 당시에도 극비수사였으니 더욱 그랬죠. 이 영화가 그때의 이야기를 바로잡아 주는 거죠. 이 작품은 뭔가 가미하는 게 많지 않아 담백해서 좋았어요. 모처럼 진짜 형사의 모습이 나와서 할만 했죠.”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그렇다해서 ‘극비수사’가 당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공치사를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시 사건을 바탕으로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리가 ‘극비수사’를 통해 누구의 전기 영화를 찍으려는 게 아니었어요. 형사 이전에 공무원이자 한 가정의 가장, 그리고 그들이 당시를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죠. 새로운 해석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가장 평범한 형사를 담았죠. 오히려 그런 특이한 설정이 없으면서도 리얼리티를 획득해야 하니까 까다롭고 디테일해야 했죠.

당시를 겪었던 곽경택 감독과 김윤석, 유해진이기에 외적인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극비수사’는 외적으로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스토리와 캐릭터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공감과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어요. 우리만의 자신감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평양 물냉면을 먹으러 와서 왜 양념을 달라 그러나요. 차라리 비빔냉면을 먹으면 되죠.”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평소 냉면을 좋아하는 김윤석 다운 비유였다. 그는 공길용 형사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신을 지켰듯이 배우로서의 소신을 지켜가고 있었다.

“배우로서 지금 보여 지는 이 모습과 필모그래피가 제 소신이죠. 그동안 제가 해왔던 작품 목록 자체가 소신이죠. 밝은 이야기도 있고 어둡거나 작은 이야기도 있죠. 심지어 모두가 흥행 되지 않을 거라는 작품도 있었죠. 제 비중이 작은 작품도 했죠. 남들이 뭐라 해도 소신을 지켜온 거죠. 성공하면 당연히 신나죠. 요즘 한국영화들이 상업적으로 안전하게 가려고 해요. 물론 천만 영화도 나오지만, 작품에 다양성이 있어야 관객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그러면서 신인들의 등용 기회도 많아지잖아요. 관객들이 다양하게 작품을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화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게 걱정돼요.”

많은 흥행작을 가진 김윤석이었지만, 그에게도 작품 흥행은 언제나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안에서 자신의 출연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되길 바라는 소신을 지켜오고 있다.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현재 언론이나 관계자, 일부 관객들에게 공개된 ‘극비수사’의 평은 좋다. 대중에게 정식으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배우나 감독에게 힘이 되고 있다.

“언론시사회 평이 좋은데다가 일반 시사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더 좋았어요. 작품 속에서 코미디를 더 찾아보려하고 더 즐기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관객들이 ‘소박한 이야기 속에 담긴 알맹이의 가치를 알아주는 구나’라고 느꼈죠. 이정도의 반응이라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충무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곽경택 감독과 연기에 있어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진짜’ 배우 김윤석과 유해진이 만났다. 김윤석이 말한 ‘닭백숙’ 같은 영화 ‘극비수사’는 오는 18일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