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학교2015’, 작가님 밀린 숙제 끝내니 후련하세요?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6-16 17:30:42
배가 방향을 틀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까지 산으로 갈 줄은 몰랐다. 미스터리가 가미된 청춘 장르물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질풍노도에 휩싸인 18세 남자 주인공 남주혁의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급기야 남주혁은 순정남에서 민폐남으로 전락하며 시청자들까지 외면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오늘(16일) 최종회만을 남겨둔 '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 이하 ‘후아유’)는 미스터리와 청춘 학원물 장르가 결합되며, 그동안 방송된 '학교' 시리즈물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 가정 불화 뿐만 아니라 실종 및 출생의 비밀, 청소년들의 풋풋한 러브스토리까지 등장하며 다양한 스토리를 그려나갔다.

1회 방송분부터 은별(김소현 분)이 수학여행에서 실종되며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은별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정수인 사망사건 등이 등장하며 미스터리 장르만의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이와 함께 10년을 은별만을 바라본 짝사랑남 이안(남주혁 분)과 공태광(육성재 분)의 삼각관계가 등장하며 러브라인이 본격화 됐다.

하지만 미스터리와 청춘 학원 장르물을 함께 끌고 가기에는 작가의 역량이 부족했던걸까. '후아유'는 미스터리 사건이 모두 해결되자 러브라인만 덩그러니 남긴 채 종영만을 남겨뒀다. 극의 중심축이었던 등장 인물들을 롤러코스터에 태워 오락가락하게 하며, 밀린 여름방학 일기를 하루 만에 몰아 쓰듯 밀린 숙제를 끝마치는 모양새다.

배우 남주혁은 극 중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수영선수 한이안 역을 맡았다.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 뿐만 아니라 10년 동안 한 여자만을 짝사랑하는 순정남 캐릭터로 방송 초반부터 여성 시청자들의 독보적인 지지를 받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공을 위해 수영을 했고,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지낸 은별(김소현 분)의 곁을 지키며 해바라기 사랑을 보였다.

이안은 죽은 줄만 알았던 은별의 존재를 알게 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다. 10년 동안 바라봤던 은별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된 동시에 은비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 그 사이 은비는 처음부터 한결 같이 바라봐준 태광에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안도 은비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을 터.

하지만 지난 15일 방송된 '후아유' 15회 방송분에서 이안은 폭주기관차나 다름 없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짝사랑 은별에게 이별을 고했고, 동시에 은비에게 "나 불러줬을 때처럼 다시 한 번 너한테 가도 되냐"라며 고백했다. 1회 만에 이안의 10년 짝사랑은 끝났고, 새로운 사랑을 위해 질주하는 모습을 그리며 작가의 완급 조절 실패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미 온라인 상에서 퍼진 스포일러로 인해 많은 시청자들이 결말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결말과 상관없이 '후아유'는 캐릭터 설정 실종과 완급 조절 실패로 '학교' 시리즈의 오점으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