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리뷰] ‘소수의견’, 대한민국을 상대로 펼치는 ‘법정 드라마’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6-18 21:19:29
“원고 국민, 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진실을 묻다”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의 한 철거 현장에서 스무살 의경과 철거민의 아들이 죽었다. 철거민은 경찰이 아들을 죽였다며 국가에게 책임을 물었고, 검사는 범인이 철거용역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두 명의 죽음과 이에 대한 엇갈린 두 가지 진술. 진실은 무엇일까.

영화 ‘소수의견’은 사건을 숨기려는 국가와 이를 파헤치려는 변호인의 대결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법정 드라마다.

윤진원(윤계상 분)은 학벌도 좋지 않고 경력도 없는 국선변호사로, 아들을 잃고 의경 살인 혐의로 체포된 철거민(이경영 분)의 변호를 맡게 된다. 처음에는 큰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담당 변호인에게도 차단된 그 날의 기록, 사건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검찰,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 공수경(김옥빈 분)까지 나타나자 윤진원은 심상치 않은 사건임을 알게된다.

이 과정에서 운동권 출신의 이혼 전문 변호사 장대석(유해진 분)은 윤 변호사와 함께하며 잃었던 정의감을 되찾고,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법정 싸움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법정 내용이 나온다고 해서 마냥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사건 전개와 법률 용어는 윤계상과 유해진이 핑퐁처럼 맞받아치며 친절하게 풀어 설명해준다.

‘소수의견’이 개봉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용산참사를 그린 작품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인물과 에피소드는 모두 허구다. 덕분에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법정 싸움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특히 윤진원과 장대석은 국가를 상대로 100원 청구 소송을 낸다. 여기서 100원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국가 배상 손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소수의견’은 2013년 크랭크인을 하고 꼬박 2년 만에 선보이게 된 영화다. 앞서 실화인지 픽션인지 논란이 있었고,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연평해전’과 비교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김성제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스포츠가 아니다. 다른 영화와의 대결보다는 ‘소수의견’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본격적인 법정 드라마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공기를 담아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두 변호사의 ‘버디물’로도 괜찮은 ‘케미’를 보여주며, 또한 청년 변호사가 변호사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드라마로서도 충분히 매력있는 작품이다.

한편 ‘소수의견’은 한 강제 철거 현장에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그린 법정드라마로 오는 25일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