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②] ‘예능 빅매치’ MBC-tvN, 승부수 누가 잡았나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7-01 15:00:45
다양한 시청층과 변화하는 시청자의 입맛은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아이템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한 시도가 도입된 케이블채널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공중파 예능을 위협하기 시작한 케이블채널에 '세바퀴',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무한도전', '진짜 사나이' 등 탄탄한 라인업을 가졌던 MBC는 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 노래 잘하는 스타가 이렇게 많았나? -MBC '복면가왕'

사진=M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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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애니멀즈'가 처참한 시청률을 보이자 MBC는 조금의 지체도 없이 두 달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시켰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됐지만 이슈를 모았던 '복면가왕'의 정규 편성을 위해서였다. 복면을 쓰고 노래하는 스타의 정체를 맞히는, 파일럿 프로그램에 적합한 1회성 아이템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복면가왕'은 출연진마다 큰 관심을 모으며 기존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가수는 물론 개그맨과 배우까지 다양한 스타들의 가창력을 볼 수 있는 미스터리 포맷은 큰 화제를 낳는 만큼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출연한 백청강이나 KBS2 '후아유-학교2015'에 출연하며 MBC '진짜 사나이', '라디오스타' 등 예능프로그램으로 '굳히기'에 나선 육성재가 대표적이다.

제작진이 매번 여덟 명의 '숨겨진 스타'를 찾은 뒤 화제까지 모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스타들의 자진 출연 요청은 달콤한 일.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을수록 계속될 자친 출연 요청 사이에서 과도한 홍보를 제외시킬 수 있을까.

# 산체와 밍키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tvN '삼시세끼'

사진=tvN캡처
사진=tvN캡처
지난 1월부터 방송된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방송 직후 출연진의 연이은 광고 계약으로 '나영석PD'의 힘을 보여 줬다. 특히 차승원의 경우 뛰어난 요리솜씨로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어지는 '쿡방 열풍'에서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촌편' 이후 작년에 이어 편성된 '정선편 2' 편성은 독이 되기도 했다. 출연한 강아지까지도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최소한의 게스트로 최대의 효과를 낳은 '어촌편'에 비해 '정선편'의 화제성은 미미하다. 박신혜, 보아 등 게스트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반응이 크지 않자 '어촌편'의 유해진이 급하게 투입되기도 했다.

현재 다시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삼시세끼 열풍'을 이끌고 있는 만큼 그 인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 TV는 하나지만 프로그램은 여러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사진=M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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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대중의 거리감을 단번에 좁히며 시청자를 사로잡은 포맷도 있었다. '아프리카TV'라는 인터넷 방송의 장점을 이용해 스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방송 두 달 만에 MBC의 '예능 위기'를 구해냈다. 대중들은 직접 원하는 방송을 선택해 시청하고, 스타를 향한 댓글을 남길 수도 있다. 여기에 MBC가 던진 또 다른 승부수는 '쿡방'이었다.

KBS2 '해피투게더3' 속 '야간매점' 코너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쿡방'은 인기는 상반기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MBC는 '마리텔'을 통해 백종원을 투입, '소유진의 남편'이 아닌 방송인 스타 셰프로 거듭나도록 했다.

하지만 획기적인 아이템에도 약점은 있다. 스타가 직접 PD와 출연진의 역할을 다 소화하는 만큼 이른바 '말재주'가 없는 스타의 방송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 백선생만 있으면 집밥? 어렵지 않아요 -tvN '집밥 백선생'

사진=tvN캡처
사진=tvN캡처
'쿡방'의 아이콘인 백종원을 재빨리 잡은 tvN의 시도는 그야말로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이 스타로 떠오르자 tvN은 지체하지 않고 아이템을 잡았다.

지난 5월 19일 첫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은 매회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소개에 걸맞게 손쉬운 요리들을 선보였다.

기존 '쿡방'에서 볼 수 있었던 진귀한 재료나 다년간 쌓인 셰프들의 실력이 주를 이루지 않았다. '집밥 백선생'은 '된장찌개', '만능 간장', '카레', '볶음밥' 등 부담스럽거나 어렵지 않은 요리를 중심으로 진행돼 20대 자취층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시청층을 잡았다.

'집밥백선생'이 선보이는 레시피가 매 회 인기를 얻는 만큼, 프로그램의 한계 또한 백종원이 가진 레시피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회전이 빠른 시청자의 예능 입맛에 딱 맞춘 프로그램이 즐비한 지금, 백종원의 레시피에만 의지하는 건 롱런보다 '반짝 스타'로 끝맺음될 수 있는 것. 또 다른 히트를 위해서는 상반기 예능 프로그램의 판도를 유지할 수 있는, 혹은 확 뒤집을 색다른 아이템이 필요하다.

이처럼 '라디오스타', '세바퀴', '무한도전' 등 탄탄한 시청층을 보유한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MBC와 '더 지니어스', '택시',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등 시청자의 입맛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tvN은 이번 상반기 '예능 강자'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MBC의 과감한 아이템 선정과 결정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케이블채널 tvN을 누르며 본격적인 공중파-케이블의 빅매치 구도를 만들었다.

MBC가 '공중파 예능'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또 tvN이 '케이블'이라는 시청자의 색안경을 벗길 수 있을지, 이어질 하반기의 '예능 판도'에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