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암살’ 전지현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7-27 12:49:14
사진=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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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2012, 감독 최동훈)에서 거침없는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천만 영화’의 주역이 됐던 배우 전지현이 또 한 번 최동훈 감독과 손을 잡았다.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 ‘암살’을 통해서다.

전지현은 ‘암살’에서 신념의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을 맡았다. 안옥윤은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로, 김구와 김원봉이 계획한 친일파 암살작전의 대장으로 투입된다. 그는 누구보다 강한 신념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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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었을까, 결혼 후 전지현이 출연하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 성공을 거뒀다. 게다가 이미 최동훈 감독과 ‘천만 영화’의 맛을 봤기에, 이번에도 ‘암살’의 전지현에게 거는 대중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전지현에게는 최동훈 감독을 향한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작품을 선택했던 자체가 최동훈 감독님이었어요. 현장에서도 감독님이 저를 백퍼센트 믿고 맡겨줬었죠. 제가 좋으면 감독님도 좋고 싫으면 싫다고 해주는 사람이 뒤에 있으니 더욱 과감해질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이번에도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도둑들’ 때와 비슷하니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믿음’으로 시작한 작품. 전지현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안옥윤과 자신의 간극을 줄이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안옥윤 캐릭터에 대한 감이 없었어요. 제가 당시를 겪었던 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독립투사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던 상태였거든요. 인물을 백퍼센트 이해하는 건 어려운 도전이었죠. 분명히 캐릭터는 멋이 있고 이야기는 완벽해서 하고 싶은데, 어떻게 캐릭터를 이해할까 고민됐죠. 답은 의외의 것에서 찾았어요. 시대 상황 설명은 감독님이 하시는 거고 실존 인물들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시대라 생각하니 그때부터 감이 왔죠. ‘암살’은 픽션이지만 팩트를 기반으로 한 영화잖아요. 그렇게 캐릭터의 성격을 좁혀 나갔어요.”

사진=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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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잔뼈가 굵은 전지현에게도 안옥윤 캐릭터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그만큼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한 몫 했다.

“안옥윤은 복잡한 감정들이 많아요. 영화의 가장 굵은 선을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안옥윤은 정말 처음 바람처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기분이 굉장히 묘했어요. 게다가 가족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여자가 ‘사랑이 뭔지 알까’라는 생각도 들었죠. 이래저래 안옥윤에 대한 연민이 강했어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그 신념을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안옥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지켰듯이, 전지현도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사진=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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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전지현도 20년에 가까운 오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배우라는 이름으로 산 삶이 더 오래된 그는 지나온 과거와 앞으로의 삶을 이야기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어요. 그럴 때 마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문득 들었던 생각이 내가 일을 하지 않고 잊혀지고 싶어도 사람들은 배우 전지현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도망가지 않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죠. 앞으로도 배우 전지현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만 남았잖아요. 그러려면 연기를 잘 해야 하고, 잘 하기 위해서는 제가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제 삶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장황하게 살겠다는 게 아니라, 걱정 없이 잘 지내는 게 요즘 느끼는 거에요. 워낙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나 힘듦에 익숙해지지 않으려 해요. 빨리 극복하려 하죠.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으니, 저는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좋은 생각을 가진 좋은 배우 전지현이 출연한 영화 ‘암살’은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