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한효주 “‘뷰티 인사이드’ 통해 배려 배웠다”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8-19 17:32:22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영화 ‘쎄시봉’에서 한 시대를 휘어잡은 가수들의 뮤즈였던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우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스물 한 명의 배우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나이, 성별, 국적, 생김새 등 매일 모습이 바꾸는 남자를 사랑하는 이수 역을 맡아 흐트러짐 없는 호흡과 특유의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명한 것은 한효주가 충무로에게 사랑 받으며 ‘아름답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백 감독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 배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느꼈다.

“‘뷰티 인사이드’ 촬영을 하면서 ‘배려라는 게 이거구나’ 느꼈어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미리 신경 써서 챙겨줬거든요. 이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자연스러워 질 수 있었던 건 스태프 분들 덕분이라 생각해요. 특히 영화라는 게 누구도 혼자 만들어 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백 감독은 카메라 밖 또 한명의 우진이라 할 정도로 이수를 예쁘게 담아 놨다. 한효주 또한 이 말에 동의를 표했다.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예쁘게 나왔어요. 백 감독님이 여배우의 예쁜 각도를 너무 잘 아셔요. 예쁘지 않게 찍히면 나올 때까지 찍었어요. 덕분에 제가 생긴 것 보다 훨씬 잘 나온 것 같아요. 많은 우진들의 사랑을 받는 이수는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에 외모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었죠. 제목이 ‘뷰티 인사이드’인데 아웃사이드에도 신경을 쓰면서 연기 했네요.”(웃음)

‘뷰티 인사이드’의 소재는 신선함을 넘어 파격적이다. 21명의 상대 배우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초반에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는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만 했어요. 막상 촬영 때가 되니까 두려워졌죠. ‘수많은 배우들과 함께 해야 되는 건가?’를 뒤늦게 깨달았죠.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 되겠다 싶었죠. 그 부분을 제작진이 미리 캐치하고 배려 해줘서 가능한 순서대로 찍으려 했어요. 덕분에 그동안의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쌓여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만들어졌어요. 어느 순간 연기를 떠나 실제 내 이야기 같아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게 중요하다는 걸 이번 영화에서 알게 됐죠. 스스로 캐릭터에 대한 노력은 당연한 거지만, 내가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스태프들의 힘으르 이번 영화에서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제가 수많은 우진을 맞이하면서도 피로감을 덜 느끼고 외롭지 않게 해준 것 같아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사랑의 감정을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도 느꼈어야 했다. 심지어 천우희를 비롯해 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와도 호흡을 맞췄다.

“오히려 여배우들과 연기를 하고 ‘뷰티 인사이드’에 대한 확신을 가졌어요. 심지어 우에노 주리 씨는 외국인인데도 정말 우진 같이 느껴졌거든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워낙 훌륭하게 연기를 잘 해줘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도 우진처럼 느껴져 ‘가능하겠구나’ 싶었죠. 그 뒤에 맞이하는 배우들에게서도 우진을 발견하고 사랑스럽게 여겨졌어요.”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 자신 안에 감춰져 있던 연애세포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인연 혹은 과거의 인연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 여자를 설레게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꺅’하고 소리를 질렀거든요. 연애하고 싶은 느낌이 절로 들었죠. 반면에 현실적이지만 담담하게 다가오는 이별도 있어 헤어진 연인이 생각날 수도 있어요. ‘뷰티 인사이드’에는 설렘과 아련함 모두가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바라는 연애요?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는 데다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는 거니까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자기 일을 열정적으로 해내는 과묵한 남자가 매력적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재미있고 편한 남자가 더 좋아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어느덧 한효주도 20대 끝자락에 와 있다. 4개월 남짓 남은 2015년. 한효주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30대가 된다 해서 뭔가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은 없지만, 숫자가 주는 게 있어요. 뭔가 마지막 해라 생각하니까 좀 더 하루하루를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로나 인간으로서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배낭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그동안을 돌아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한효주에게 ‘뷰티 인사이드’는 많은 것을 안겨줬다. 그는 인터뷰 말미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우진들에게 인사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정말 멋진 배우들이 많이 나왔다는 거에요. 이런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게다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도의 한국 멜로 영화인데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영상도 너무 예뻐요. 예쁜 영화에서 예쁜 이야기를 하니까 괜히 마음도 예뻐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나오는 말랑말랑한 영화니 많이 찾아주세요. 아! 그리고 모든 우진들을 진짜 사랑했노라고 전하고 싶어요. 그게 누가 됐던지 말이죠.”

‘아름다움’에 ‘배려’를 장착한 한효주의 모습은 오는 20일 개봉하는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