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드라마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 사람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김정은은 푸근한 이미지를 주는 밥집 아줌마와 투박하고 우악스러운 형사 출신. 두 가지를 함께 연기해냈다.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죽은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예쁘지 않은 밥집 아줌마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여배우로서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자식을 잃은 섬세한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까지 제대로 해낸 김정은은 여배우의 한계를 하나씩 지워나가며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도전은 시청률로도 증명해 냈다. ‘여자를 울려’는 방송 내내 주말극 1위를 차지했으며, 마지막 회 시청률은 25.5%(닐슨 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여자를 울려’는 주말드라마답게 로맨스보다 한 여자의 삶에 더 집중했다. 40부작에 걸맞게 김정은은 다양한 감정을 연기했다. 자식을 잃은 슬픔, 남편이 바람을 펴도 시댁 식구를 지켜야 하는 우직함,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렘, 전직 형사 출신으로서의 정의감, 상처 입은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밥집아줌마로서의 푸근함, 하지만 이 드라마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한 감정은 ‘용서’였다.
극중 김정은은 남편, 내연녀, 나은수, 강회장, 윤서 등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고 많은 사람을 용서해야 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가장 연민을 느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맡은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용서를 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다가갔어요. 마음을 열고 보니 모든 사람들에게 연민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특히 강 회장(이순재 분)은 원래 사과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인데, 죽기 직전에 ‘이 늙은이를 봐서 용서해주구려’라며 저에게 사과를 해요. 여든이 넘은 분이 그렇게 사과를 하는데 뭉클해지더라고요. ‘그냥 용서 할게요’가 아니라 ‘그래, 용서하지 않으면 어떡하겠나’라는 생각으로 용서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40부작도 짧았던 것일까. ‘여자를 울려’ 지막회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가게 한 아이를 용서하고, 그의 아버지인 진우와 결혼을 하며 급작스럽게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덕인에게 너무 큰 아픔을 줬던 상처를 제대로 봉합하지도 않고 모두를 용서하며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을 주기도 한 결말이었다. ‘용서는 할 수 없지만 사랑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조금 어려운 감정이다.
“이 모든 전제는 제가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시작된 거예요. 내 아이를 죽게한 사람의 아버지를 사랑한 것. 이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했기 때문에 이것은 풀어야 할 숙제였죠. 마지막 나레이션으로 ‘나는 아직도 용서하고 있고, 그리고 사랑하고 있다’라고 말을 해요. 보통 ‘사랑’은 ‘하고 있다’는 말을 쓰지만 ‘용서’는 이미 했거나 할 것이라고 하지, ‘하고 있다’는 말은 잘 안 쓰잖아요. ‘용서를 했다’와 ‘용서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용서를 아직 완벽하게 하지 못한거죠. 그래서 이 여자는 너무 끔찍한 현실에서 조금 더 성장하는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려고 노력하려는 사람인가보다 라고 해석했어요.”
그렇다면 진정한 용서란 무엇일까. 정덕인은 죽을 때까지 아들에 대한 죄책감 속에서 살게 되는 길을 택했다. 실제 김정은이라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제가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솔직히 용서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이었고, 명쾌하게 딱 떨어지지 않았어요. 이 여자는 죽을 때까지 잔인한 죄를 떠안고 살아야 하는데, 이 여자가 평생 갖고 가야할 몫인 것 같아요. 진우라는 남자를 선택하든 하지 않든 자식을 잃은 사실은 변하지 않고, 그 슬픔은 평생 가져가야 하잖아요. 떼어내려고 해도 뗄 수 없고, 가슴에 묻을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한편 김정은의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었던 드라마 ‘여자를 울려’는 지난 8월 30일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