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오피스’ 류현경 “슬럼프, 지나고 보니 그렇게 할 필요 없더라”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09-06 15:30:38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오피스’가 현재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와 더불어 사무실이라는 공간과 동료라는 소재가 몰입도를 선사한다는 평이다. 작품 속 직장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인격모독, 질투와 시기 등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류현경은 극 중 영업 2팀에서 촉망 받는 유일한 사원 홍지선 대리 역을 맡았다. 세련되고 여유 있어 보이는 옷차림에 단정한 매무새로 깐깐함 그 차제를 드러냈던 그의 모습은 실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베테랑 사원의 면모를 드러냈다.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하지만 류현경을 통해 홍지선 대리 또한 피해자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영화에서는 독설을 서슴지 않는 나쁜 모습만 나오지만, 따져보면 그도 불쌍한 사람이었다.

“‘오피스’는 캐릭터마다 슬픈 게 있어요. 자신의 모습이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에 의해 압박감을 느끼고 변하게 되는 사회를 그린 작품이죠. 대리 정도 되면 인턴에게 이야기를 거의 안 한다 그러더라고요. 모든 것이 쌓여서 결국 이미례에게 풀게 되는 거죠.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자 한편으로 가장 불쌍한 사람이에요. 시나리오 자체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스릴러 적으로 풀었기에 너무 현실적이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때문에 시나리오에 집중하면서 이 안에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워 보일까, 홍지선의 스트레스를 보는 분들이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했어요. 홍지선 대리는 영화에서 나름대로 반전 전에 중요한 이야기를 혼자 가지고 있는, 영화에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인물이에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오피스’는 현대 직장인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계약직 인턴은 정규직 발령에 대한 불안감, 사원들은 실적에 대한, 관리자들은 진급에 대한 고민으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덧 연기 경력 20년을 바라보는 배우 류현경에게도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든 적은 없었는지 궁금해진다.

“20대 초반에 한참 슬럼프에 빠져 있었어요. 사회 초년생일 때는 불안감도 크고 잘 되고 싶은 열망도 있잖아요. 지나고 보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었는데 말이죠.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고 뭘 해야 되나, 일이 왜 없을까’라는 생각들이 많았죠. 그러다 스물다섯 때 평생 연기를 해야겠다 생각하니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작품을 할 때 잘 쓰일 수 있으면 좋은 일이겠다 여기니 스스로에게 믿음이 생겼어요. 내가 마음을 잡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답이 나온다 생각했어요. 본연의 모습 그대로 생각을 들여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해요.”

류현경은 ‘오피스’를 비단 회사원만이 아닌 청소년에게도 추천했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이야기들이 아직 사회를 경험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따끔한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피스’가 영화적인 재미도 있고 15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슬프겠지만 ‘내 갈 길을 찾아야겠구나. 열심히 살아야겠구나’라고 교훈이 될 것 같아요. 열다섯 살에서 스무 살 사이 친구들에게 강추 해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만큼 부러운 일은 드물다. 류현경은 끝으로 자신을 배우 류현경으로 살게끔 만드는 원동력과 더불어 ‘오피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류현경의 원동력은 현장이지 않을까 싶어요. 현장에서는 저를 온전히 배우 류현경으로 대해주고 알아주잖아요. 게다가 인간 류현경으로 봐주죠. 한 작품 안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잖아요. 그 에너지가 저한테는 큰 힘이 되고 그 에너지로 사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원동력의 전부죠. ‘오피스’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어요. 저희 영화 많이 사랑해주고 관심 가져주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누군가에게 가해자이자, 누군가에 의한 피해자이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오피스’는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