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 속 인턴 사원 이미례(고아성 분) 또한 이러한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지방 출신으로 어렵게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한 그에게 정규직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영업 2팀과 이미례에게 과연 어떤 사연이 있기에 이런 끔직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영화는 평범한 공간이었던 사무실을 한 순간에 공포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오피스’의 이미례는 어떻게 배우 고아성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그와 함께 ‘오피스’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그동안 작품을 선택할 때는 무모할 정도로 감으로 결정하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이유가 서서히 나오죠. 이번에 ‘오피스’를 선택하게 된 가장 명확한 이유는 스릴러 마니아로서 새로운 스릴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 다음으론 ‘우아한 거짓말’ 때는 절제되고 감정을 누르는 캐릭터를 하다 보니 그것을 발산하고 싶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오피스’를 하게 된 거죠.”

“그동안 제가 했던 역할들을 돌이켜 보니까 공통점이 있었어요. 겉으로는 사회적 위치나 상황이 불행한데, 내면에 강인함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였죠. ‘오피스’의 이미례는 그 반대죠. 정신력이 뼛속까지 약한 인물이죠. 오히려 그 속에서 강인함을 내비쳐 보이고 싶어 하죠. 가진 것 없지만 당당해 보이는 이미례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서 의상 피팅을 할 때도 특별히 커리어우먼이고 싶은데 어수룩한 분위기의 정장을 주문했어요.”
아직 회사 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던 고아성이 이미례라는 캐릭터를 그려내는 것은 막연했다. 그는 회사가 밀집한 곳을 찾아가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의 분위기를 몸소 느꼈다.
“‘풍문으로도 들었소’를 할 때 클린턴 부부의 20대 사진을 봤어요. 그 사진이 작품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강렬했어요. 진취적이고 당당한 서봄 그 자체였죠. 하지만 ‘오피스’를 준비하면서는 그러한 사진도 발견하지 못했고 주변 친구들은 많지만 막연했죠. 직접 현장을 발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죠. 회사 근처에 가서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유심히 보기도 했고 실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죠. ‘오피스’를 하게 된 이유로 그냥 지나치던 회사원들이 굉장히 달라보였어요. ‘회사원들에게 정말 잘 해줘야겠구나. 형부, 아빠한테 잘 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제가 이미례랑 비슷하다 느꼈던 건, 어느 날 열심히 ‘오피스’ 촬영을 하고 너덜너덜해져 숙소로 돌아왔는데, 뭔가 이상한 찝찝한 게 있었어요. 연기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렇게 잘한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때 ‘내가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무슨 무기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많이 놀랐어요. 알고 보니 제가 이미례 같은 사람들이었죠. 열심히 하는 데 성과 없는 사람 있잖아요. 그동안 캐릭터에 대한 막연한 연민이 있었는데, 자기 연민이었나 싶어요. 그렇게 침울해져 있었는데 현경 언니가 ‘사람들의 한 구석에는 다들 그런 면이 있다’고 해주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현경 언니한테 홀딱 반했죠.”
고아성은 최근 영화 ‘우아한 거짓말’,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등 주로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을 다뤄왔으며, 예전에 비해 출연하는 작품의 수도 많아졌다.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직접적으로 혼내는 홍지선, 사람 취급도 안하는 이원석도 있지만, 염화영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해요. 이미례 입장에서는 가장 얄미운 사람이잖아요. 돌이켜보니 그동안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을 해놨네요. 아마 그 메시지에 끌리는 것 같아요. ‘오피스’가 조직생활에 깊숙이 숨어있는 폭력들을 이야기 해주는데, 그 점이 좋았어요. 요즘에는 작품을 꾸준히 내놓은 재미를 알게 됐어요. 겹치지만 않으면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계속해서 바쁘게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재미있어요.”

“‘오피스’를 통해 동료애가 무엇인지 알게 됐죠.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니까 시너지가 엄청났어요. 저에게 ‘묵주’ 같은 것은 바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제가 어느 장소에 가건, 어떤 상황에 처하건 마치 집에 보물을 숨겨놓은 마냥 든든한 게 있죠. 밖에서 상처를 받는다 한들 ‘내 사람’과 ‘내 편’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지죠. ‘오피스’는 배우들이 가장 큰 선물이에요.”
이처럼 카메라 안은 ‘공포’ 그 자체지만, 카메라 밖은 훈훈했던 배우들이 가득했던 영화 ‘오피스’는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