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남한과 북한의 전쟁. 겉으로 보기엔 이데올로기의 문제다. 하지만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 속 쫄병 남복과 영광에게 이념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
‘서부전선’은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이 만나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휴먼 드라마다.
극중 설경구는 일급 비밀문서를 전달해야 하는 미션을 받은 남한군 쫄병 남복 역을 맡았으며, 여진구는 탱크를 사수하라는 미션을 받고 남복이 갖고 있던 문서를 우연히 줍게 된 북한군 쫄병 영광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전쟁 영화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맡은 미션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쫄병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의 미션을 수행하고 집으로 귀환하기 위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총을 해체하는 방법도 모를 정도로 전쟁에 무지한 인물이다. 덕분에 ‘서부전선’은 순박함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자아낸다.
인류가 만들어놓은 역사 중 가장 잔인하다는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은 아이러니하게도 눈물과 웃음을 모두 자극하는 좋은 소재일지 모른다. 이데올로기를 그보다 더 큰 범주의 인류애로 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부전선’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문이 발효되기 직전 3일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길었던 3년의 한국전쟁 기간 중 마지막 3일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 천성일 감독은 “휴전협정이 맺어진 이후에도 몇 분간 전쟁은 계속됐다. 협정문이 발효되기 직전까지 사기 진작을 위해서 병사들에게는 끝까지 비밀로 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감독이 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했다. 한국전쟁은 우리의 의지 없이 시작됐으며, 우리도 모르게 휴전이 되고 말았다.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한국전쟁이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준다.

이런 형제애를 자연스럽게 만든 것은 설경구, 여진구의 케미스트리다. 무려 서른 살 가까이 나이차이가 나는 두 배우지만, 둘의 모습은 아버지와 아들이라기보다는 늦깎이 복학생과 신입생과의 만남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세대를 뛰어넘는 두 배우의 호흡은 같은 편이 아니더라도 전우애를 느낄 수 있다는 인류애적인 뭉클함을 끄집어낸다.
또한 적재적소에 울리는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심심할 때쯤 한 번씩 끼어드는 소 울음소리는 진지한 전쟁 속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게 해주며, 울려 퍼지는 총성과 대비 돼 평온함마저 가져다준다. 더불어 폭탄이 떨어지는 CG뿐만 아니라 한여름 밤의 시골길과 반짝거리는 반딧불, 그 길 한 가운데를 걸어가는 두 친구들 등 아름다운 영상미가 또 한 번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 '서부전선'은 두 쫄병의 미션완수 무사귀환 스토리를 담아낸 휴먼드라마로,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