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기획] ‘팬’VS ‘해리포터’, 네버랜드와 호그와트로 떠난 ‘꼬마 영웅들’

전설적인 꼬마 영웅의 특별한 운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화 ‘팬’은 ‘피터팬’의 프리퀄(prequel)로, 평범했던 한 소년이 네버랜드로 여정을 떠나면서 전설적 영웅인 피터팬으로 거듭나는 시작점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극중 휴 잭맨은 네버랜드의 독재자이자 영원한 젊음을 찾아 헤매는 악독한 검은수염 역을 맡았으며, 리바이 밀러는 엄마를 찾으러 네버랜드로 떠나 새로운 운명을 만나게 된 피터 역을 맡아, 기존의 동화 ‘피터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피터는 갓난아기 때 어머니에게 버려지고 고아원에서 자란다. 고아로 자라지만 타고난 운명과 모험심으로 영웅이 되는 것은 영화 ‘해리포터’의 해리포터(이하 해리)를 연상케 한다. 해리가 구박받던 사촌집에서 탈출해 호그와트 학교에 왔듯이 피터는 탐욕스러운 수녀가 있던 고아원에서 네버랜드로 떠나게 된다.

피터와 해리는 부모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사실 피터의 아버지는 요정이며 해리의 아버지는 마법사다. 그리고 인간이었던 어머니와 결혼해 아들을 낳는다. 또한 이들의 부모님은 자식과 그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웠으며, 덕분에 피터와 해리의 운명은 부모님을 이어 그들의 세계를 지키도록 결정돼 있었다.

피터는 ‘하늘을 나는 아이가 나타나 요정 부족을 이끌고 검은수염에 대적한다’는 예언을 가지고 있으며, 해리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를 물리칠 자는 어둠의 마왕이 알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후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손에 죽는다’는 예언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피터의 ‘팬 목걸이’와 해리 이마의 ‘번개 모양 흉터’로 그들의 운명을 알아본다.

또한 ‘팬’과 ‘해리포터’는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해리포터’가 소설 속 이야기를 그대로 그려냈다면, ‘팬’은 누구나 아는 제임스 매튜 배리의 동화 ‘피터팬’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하지만 ‘팬’은 우리가 생각해본 적 없는 미지의 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해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 달리 피터팬의 적으로 알려진 후크 선장은 피터의 친구이며, 원작에서는 검은수염은 ‘후크는 검은 수염의 배의 갑판장이다’라고 단 한 줄로 묘사됐지만 ‘팬’에서는 악랄한 인물로 그려지며 극의 흐름을 이끈다.

친구가 적이 되기도 하고, 적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적과 친구는 생각보다 구별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100% 적이라고 확신했던 스네이프 교수가 사실 해리를 도와주는 사람이었을지 누가 알았을까. 후크 역시 피터팬의 적으로 여겨지는 인물이지만, ‘팬’에서 후크는 피터의 친구다. 심지어 후크는 피터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의 도움을 받아 검은수염에게 탈출해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인물이다.

사실 ‘팬’은 ‘해리포터’ 제작자가 만든 영화다. 지난 2001년 개봉한 ‘해리포터’ 첫 번째 시리즈부터 2011년 마지막 시리즈가 완성되기까지 장장 10년 동안 ‘해리포터’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장르 영화의 고전처럼 여겨지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판타지의 매력 속으로 끌어당긴 바 있다. 이어 이들이 또 한 번 의기투합해 기대할 수 있는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만든 것.

특히 3D를 통해 구현된 장면은 놀랍도록 신비롭다.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학교와 그들이 사용하는 마법에 CG가 이용됐다면, ‘팬’은 쏟아질 듯한 별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해적선, 그랜드캐니언이 연상되는 자연경관 등이 볼거리를 더했다. ‘해리포터’는 10년 동안 다양한 CG 기술을 선보였고, 마지막 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부터는 3D로 제작됐다. ‘해리포터’이후 더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팬’은 ‘해리포터’처럼 시리즈물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다. 프리퀄인 만큼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피터가 ‘부족에서 가장 용맹한 사람’을 일컫는 ‘팬’이 되기까지의 모험담과 후크와 적이 된 이유, 그리고 웬디와 팅커벨과의 만남 또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리의 경우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1학년부터 7학년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피터팬은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으로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출연배우들의 변경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리바이 밀러는 “속편이 나온다면 출연하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독님께 물어봐야 한다”라며 기대감과 걱정을 드러낸 것처럼 그 해결방법과 함께 속편에 대한 기대는 감독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팬’과 ‘해리포터’는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다. 이에 ‘팬’이 ‘해리포터’에 이어 또 한 번의 판타지 어드벤처 열풍을 몰고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가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동화의 처음 부분, 그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재미있는 상상을 펼칠 수 있을까. 그리고 피터는 과연 출생에 얽힌 비밀을 풀어 새로운 전설을 만들고, 해리가 호그와트와 마법사 세계를 지켜냈듯이 네버랜드를 지켜낼 수 있을까.

한편 ‘팬’은 피터팬이 되기 전 피터의 출생부터 네버랜드에 오게 된 과정이 담긴 영화로, 오는 8일 2D와 3D로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