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더 폰’ 손현주, ‘스릴러 제왕’의 이유 있는 고집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0-19 12:20:26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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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폰’(감독 김봉주)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 스릴러 영화로, 극중 손현주는 아내 연수(엄지원 분)를 살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고 과거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호 역을 맡았다.

‘더 폰’은 핸드폰이란 가장 익숙한 물건을 사용해 낯선 타임슬립이란 설정이 조합된 이야기다. 과거와 현재라는 다른 시공간에 있는 동호와 연수는 전화를 통해 서로 이어지며 1년 전 발생했던 사건을 조금씩 고쳐나간다.

앞서 손현주는 영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등 연이어 스릴러 작품을 해오고 있지만 각 작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숨바꼭질’은 내 집에 어떤 누군가가 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악의 연대기’는 어떤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속여야 하는 긴장과 스릴감을 전해준다.

이번 ‘더 폰’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역순행적으로 구성된 시간의 흐름이다. 입체적인 이런 구성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긴박감을 자아내며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런 독특한 소재와 손현주가 만나 한국적 SF스릴러를 완성시켰다. 손현주 역시 이런 신선한 소재를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꼽았다.

“이런 영화가 최근에 없었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독특한 설정이었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촬영했는데, 일반적으로 순서대로 시간이 흐르는 내용보다 더 찍기 어려웠어요. 이것을 어떻게 풀어놔야 할지, 그리고 펼쳐놨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하더라고요. 대신 시나리오 안에서 최선을 다해 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신선함은 손현주의 말에 따르면 신인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 내내 손현주는 감독과 함께한 후배 배우들을 칭찬하며 예전 브라운관에서 보여줬던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요즘 신인 감독들은 머리가 좋아요. 신선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욕심도 많고 치밀하기 때문에 신인감독과 작업을 하면 저 스스로 긴장해요. 특히 김봉주 감독은 피곤할 만큼 머리가 좋은 사람이에요. 게다가 여러 가지를 접목시켜서 참신하게 표현하고 그것을 스펙터클하게 만들 수 있는 자신감까지 있죠.”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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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표 스릴러’에 대해 그는 자신감이라기보다는 개인적 취향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스릴러 장르란 관객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긴박감과 현실감이 있어야 하며, 손현주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부과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한층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도 좋아하지만, 긴박한 것을 좋아해요. 어떤 사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이런 게 좋더라고요. 할리우드 배우 해리슨 포드, 브루스 윌리스의 얼굴을 보면 두려움이 있어요. 그 사람들 얼굴에 두려움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만약 저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해 보곤 해요. 깨지지 않는 바위를 쳐보면서 대중들에게 대리 만족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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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 스릴러인 ‘더 폰’은 액션 영화라고 해도 될 만큼 액션 신이 상당하다. 스릴러 작품을 연속해서 계속 하면 지칠 법도 하지만 손현주는 자신의 팔자라며 웃어 보였다. 평소 자연을 좋아하고 등산으로 다져진 체력이 큰 도움이 됐을 터.

“이번 영화에서는 저보다 힘센 배성우도 있고, 뛰고 떨어지는 신이 많아서 많이 다치기도 해서 더 힘들었어요. 지금까지 연기 생활 해오면서 쫓는 것보다 쫓기는게 더 많았죠. 이게 제 팔잔가 봐요.(웃음) 촬영하면서 갈비뼈도 부러지고 손톱도 빠졌지만, 이제 뼈도 손톱도 붙었으니 그럼 된 거예요. 가장 힘들었던 신은 갈비뼈가 상한 상태에서 청계천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이었어요. 배성우가 목을 끈으로 졸랐을 때는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죠. 정말 봐주지도 않고 진짜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 친구는 몰입이지만 저는 죽거든요. 그러고 나서 술은 제가 사줬죠.(웃음)”

“체력 관리는 나름대로 하려고 노력해요. 운동은 주로 산에서 하는 편인데, 시간 나면 북한산에 갈 계획이에요. 지난 휴가 때는 완도에 다녀왔는데, 섬에 있는 산들만 기행한 적도 있어요. 연기 쉴 때는 이게 삶의 낙이죠. 걷는 것만큼 재밌는게 없거든요. 나이가 들면 시골에 가서 집 지어 놓고 살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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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人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 스태프, 그리고 배우까지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기 생활 24년 째인 손현주가 생각하는 현장은 어떤 것일까.

“현장 분위기가 나쁘면 영화는 말할 것도 없이 나빠요. 대신 본질적으로 영화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은 100번이라도 좋죠. 사람마다 생각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촬영 할 때도 계속 대화를 해야 해요. 한 길이 될 수는 없지만 같이 가고자 하니까요. 모니터를 할 때 대형 모니터를 보는게 아니라 감독님 앞에 있는 작은 모니터로 보는 이유는 함께 보면 전체적으로 다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함께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나중에 커다란 시너지가 되죠. 되도록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술값이 많이 나가요.(웃음)”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이지만 현재 또 다른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을 만큼 에너지 넘치는 배우다. 그가 어떤 작품을 선택하든 기대되는 이유는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낼 그를 믿기 때문이다.

“제 성격상 재밌는 것이 나타나면 또 다시 하게 돼요. 지금은 어떤 새로운 장르가 됐든 더 하고 싶어요. 우정 출연 하는 작품이 하나 있고, 지금 보고 있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조만 간 수면 위로 뜰 것 같아요. 또 뛰진 않을거고, 재밌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한편 ‘더 폰’은 오는 22일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