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두 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은 지나간 청춘을 아쉬워하는 중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가슴 설레게 하며 평균 시청률 7.6%, 최고 시청률 8.9%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이상윤을 20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하면서 이 작품을 처음 선택했던 계기를 회상했다.
“시놉시스를 받아 읽었을 때 정말 재밌어서 ‘역시 작가님이다’라고 생각했다. 주변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구성이나 결말을 정확히 정해둔 후 풀어나가는 분이다. 한 작가님과 또 작업해본 건 처음인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따라갔다. 글을 어떻게 쓰고 표현하는 스타일인지 지난 경험 덕분에 잘 알고 있어서, 캐릭터나 감정선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됐다.”

“처음에 최지우 선배님이 연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잘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선배님과 너무 잘 맞는 캐릭터라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도 감탄했다. 나를 잘 이끌어주셔서 연기 호흡도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워낙 잘 맞아서 웃음이 터질 정도로 재밌게 촬영했다.”
이상윤이 연기한 차현석은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속 노라처럼 살아왔던 하노라의 홀로서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으로만 끝났던 동창에 대한 감정을, 20년 후 다시 이어나간다는 게 가능할까. 자칫 잘못했다가는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작가님도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한 끝 차이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신경을 많이 썼다. 처음에는 남자로서 잘해준다기보다는 안쓰러운 옛 동창 친구에게 잘해주는 태도로 연기했다. ‘불쌍한 노라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시한부 설정, 버킷 리스트, 남편의 불륜 등 안타까운 상황이 잘 주어져서 가능했다. 그림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빛이 더 돋보이듯, 노라가 힘든 상황에 부딪힐수록 차현석이라는 인물이 더 멋지게 보였던 것 같다. 멜로적 감정은 살짝 숨겨두면서도 가끔씩 노라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순간의 눈빛, 반응을 놓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뒀다.”

“연애를 전혀 못해보지는 않았지만, 마음을 열고 깊이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기 직전, 그 상대가 사라지던 순간 현석의 마음은 멈춰버렸다. 인간적으로는 성장했겠지만 정신적 사랑에 있어서는 성장하지 못했다. 그리고 현석의 얼어붙었던 마음은 노라를 만나면서 서서히 녹아내렸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나 감정적으로는 고백을 하지 못했던 그 다음 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이답지 않게, 아이같이 구는 모습이 튀어나오게 된다.”
그동안 반듯하고 차분한 성격의 역을 맡아 진중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이상윤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유쾌하고 장난기 넘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은 촬영 장면으로 8회 구름다리 신을 꼽았다.
“구름다리 위에서 하노라가 그동안 잘해줘서 고마웠고 미안하다면서 이제 안녕, 하고 떠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지우 선배님이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 연기해서 대본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뭉클했다.”

“대학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배우 일을 하게 돼서 20대 초반의 대학 생활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뒤늦게 계절 학기까지 학점을 꽉꽉 채워 들었다. 졸업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긴 했지만 30대에 오히려 즐기며 공부했다. 영화, 문화, 철학, 종교, 문학 등 인문학 교양 수업들이 연기하는 데, 또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나이 들어서 수업 듣는 것도 좋구나,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안 상태에서 접하니 재밌다’ 같은 생각을 했다.”

“원래 공익을 다녀온 후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는데, 공익 근무를 거의 마칠 때쯤 연기자를 꿈꾸게 됐다.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고 배우를 준비하면서 연기를 계속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인 것 같다. 또 작품 하면서 매번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에 푹 빠지고 몰입했을 때 정말 재밌다. 그 순간을 또 느끼고 싶어서 연기를 계속 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여러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너무나 즐거웠다던 그는, 앞으로도 작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늘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극 중에서 연출가이자 연극과 교수를 맡았듯, 언젠가 연기 전공에 관련한 공부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느덧 연기 생활 9년 차를 맞이한 이상윤은 다양한 작품과 역할을 통해 성장, ‘로코킹’에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수없이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사진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