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디데이’ 김정화, ‘힐링’과 ‘봉사’가 만들어 낸 ‘하모니’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1-24 14:52:01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절망적인 재난 상황 속에서 생명과 신념을 위해 활약하는 DMAT와 구조대,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생명의 소중함을 다룬 JTBC 금토드라마 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가 막을 내렸다.

'디데이'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대규모 지진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발생하게 될 혼란과 참혹함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담은 새로운 시도의 재난드라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뭉클함과 더불어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디데이' 속 '힐링의 아이콘' 은소율은 캐릭터를 맡았던 '봉사의 아이콘' 김정화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디데이'를 통해 결혼 후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한 작품이 '디데이'라 더욱 좋았어요. 처음 시도한 재난드라마인데다 사전제작이었고 게다가 의사 역할은 처음이거든요. 아! 연상연하 커플도 처음 해봤네요. 처음이었던 게 되게 많아서 신선하고 새로웠었죠. 배우들도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견기를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었고 만족도도 높았던 작품이었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되게 좋은 작품이구나.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결혼 후 뭐랄까..감정의 깊이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요. 예전 같으면 그냥 '현장에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대본에 있는 내용을 연기했다면, 이제는 마음으로 느끼며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돼요. 그러다보니 다양한 상황을 만나고 나와 다른 상황, 환경에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마치 감정이 열 개에서 스무 개가 된 것 같았죠. 그런 것들이 연기함에 있어서 잘 표현되고 묻어났으면 좋겠어요."

'디데이'는 시청자들의 넓은 공감을 사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디데이'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끊을 수 없다'라는 말에 공감을 표한다. 김정화가 느끼는 '디데이'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람을 살리고 새 생명을 주는 일은 제가 해오던 나눔 활동이랑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얻게 되는 보람과 뿌듯함은 스스로가 살아난 듯한 기분을 줘요. 작품을 통해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은소율은 따뜻하고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주는 캐릭터라 연기 하면서도 따뜻했어요. 게다가 감정적 소모가 크다던지 기복이 크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마치 연기를 하면서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요. 소율이가 저랑 비슷한 부분들이 있어서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어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디데이' 속 은소율은 정신건강과 전문의다. 덕분에 다른 캐릭터들이 지진 상황이라는 설정 속에 꾀죄죄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할 때 은소율 만큼은 말끔한 모습으로 화면에 비춰지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듣고 보니 그랬네요.(웃음) 소율이는 현장에 가서 뭔가 해야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거의 있었네요. 저는 거의 세트 촬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편하면서 입으로만 일을 하는 것 같네요. 병원 지진이 난 신에서 팔에 반창고를 하나 붙였는데, 촬영 끝날 때까지 붙이고 있어야 했어요. 다들 수술실에 우루루 들어가 버려 오히려 외로웠어요. 그래도 소율이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따뜻한 캐릭터이다 보니 다른 배우들과 내내 붙어있지 않아도 오랜 친구이자 동료로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외적인 부분은 그렇다 치고, 은소율 캐릭터는 '디데이'에서 적은 분량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캐릭터였다. 비단 지금의 우리에게도 정신적인 건강은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와 트라우마는 정말 크다 생각해요. 게다가 그들을 돌보는 의사들도 사람들을 살려야하는 사명감과 그러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을 모두 겪는 힘든 환경에 있다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게 소율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이 캐릭터는 되게 필요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소율이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스스로도 힐링하고 의지하며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어요. 제 경우에도 어렸을 때부터 좋은 매니저를 만나 생활하면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가족이 생겼잖아요.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응원해주는 팬들도 있고요. 그런 분들 때문에 회복하고 새 힘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사진=김현우기자
▲사진=김현우기자
김정화는 '디데이'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김정화였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여겨진다. 때문에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디데이'가 사전 제작이다보니 배우의 입장에서는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너무 좋아요. 얼마 전까지 방송이 끝나지 않아서 끝나도 끝나지 않은 듯 한 느낌이 들었죠. 이제 '디데이'를 떠나보내야 하니 아쉽네요. 이후 계획이요? 배우로서 길게 갈 거니까 조급하지 않게 다음 작품을 보고 있어요. 스스로의 연기를 다지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 주려고 해요. 다음 작품에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함과 더불어 배우로서도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김정화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기대를 더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