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최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에서 지성준 역을 맡아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박서준을 만나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박서준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다시 한 번 ‘로코킹’으로 거듭나며 대세 배우로 인기몰이 중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성준이의 상황이나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결할 수 있도록 일관성을 갖는 것이 중요했어요. 한 사람이 여러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극단적이거나 다중인경이어서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성준이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죠. 일관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어요. 초반 혜진(황정음 분)이에게 독설하는 부분이 많았고, 하리(고준희 분)를 만날 때에는 순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독설을 할 때도 성준이가 과연 독설을 즐기는 사람일까? 필요에 의해 하는 사람일까?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처음 ‘그녀는 예뻤다’대본을 본 박서준은 지성준의 거침없는 독설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모습이 어설펐지만, 어설프게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는 캐릭터에 서서히 몰입하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갔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사 간격 하나하나, 이런 생각을 갖고 말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적어가는 편이에요. 하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제가 생각한대로 절대 안 나와요. 저는 캐릭터 분석에 있어 지킬 것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해요. 극 중에서 성준이는 왼손잡이였기 때문에 왼손을 사용하는 것을 지키자고 생각했어요. 만약 제가 오른손을 썼다면 설정이 무너졌을 거예요. 캐릭터의 말투는 상황에 있어 조절해 나가는 거고요. 연출적인 면들은 가져가 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면 캐릭터도 보이면서 주어진 상황도 보인다고 생각해요.”
박서준은 자신이 연기한 지성준에 대해 100점 만점에 70점을 줬다. 모든 일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지만, 박서준은 스스로에게 철저했고, 엄격했다.
“어떤 역할이나 애정은 똑같은 것 같아요. 다 제 자식 같죠. 손가락도 깨물면 안 아픈 곳 없듯 똑같은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성준이라는 역할이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가장 최근 작품이기에 기억에는 선명하겠지만, 제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아 다행이고,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부분을 다음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연기를 하다보면 상대 배우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있어요. 연기는 저만의 모놀로그가 아니니까요. 정음 누나가 어떤 부분을 채워줬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저는 액션보다 리액션이 연기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리액션에 따라 이 신을 살릴 수 있냐, 없냐가 달려 있다고 봐요. 정음 누나는 서로 믿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런 연기자예요. 전 작품을 통해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 없었고, 그만큼 초반부터 유연했던 것 같아요. 작품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기 때문에 좋은 신이 나올 수밖에 없는거죠. 두 번 만나는 것에 식상하게 생각하는 시선들도 있었지만, 저와 누나는 오히려 그런 걱정 없이 작품에만 몰입한 것 같아요.”
박서준은 배우 간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연기자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이 편해져야 연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며, 배우들과 더 가까워져야 작품이 더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았다.
“시원이 형과도 친해지는데 긴 시간이 필요 없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모습이 연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고요. 시원이 형뿐만 아니라 선배님들께도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다 보면 친해지고요. 저는 현장이 편하고 좋아요. ‘드림하이’때는 힘들었는데, 시행착오를 겪으며 편해졌어요. 현장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즐겁게 하는 것이 작품에도 좋다고 생각해요. 병문안 신에서 석정 누나가 저에게 뽀뽀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장면 모두 애드리브였어요. 친하지 않으면 받아드릴 수도 없고, 친하지 않으면 할 수도 없어요.”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몽타주성 신들이 많았는데, 연기자들의 애드리브로 채워진 장면이 많았어요. 극 중 성준이가 음치였는데, 모스트 편집팀이 노래방에서 회식 하는 장면에서도 무슨 노래를 하는 지 대본에 나와있지 않았어요. 15년 전에 한국에 있었으니 유행한 가요가 어떤 것이 있을까 검색하다가 ‘중독된 사랑’이 있었어요. 가사도 성준이 처한 상황과 어울려서 부르게 됐어요. 컷 하기 전까지는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사도 모두 외워서 갔어요.”
“이번 작품에서도 OST에 참여했는데, 계획에 없었지만 작가님의 요청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OST는 드라마에 맞춰 가사가 수정 돼 나오는데, 극의 감정들을 살려주기 위해서겠죠.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위한 장치로 작용돼요. OST 곡들이 한 곡 한 곡 생기다 보면 팬미팅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생기니까, 긍정적인 편이에요. 그런 부분에 대한 거부감은 특별히 없어요.”
◆ 박서준이 말하는 ‘연기’, 그리고 ‘신념’
박서준은 고등학생 때부터 줄곧 연기자의 길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연기자라는 꿈에 가까이 가기 위해 2007년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에 진학했고, 차근차근 내공을 쌓으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누군가는 박서준에게 늦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박서준은 자신이 연기를 하는 이유를 되새기며 중심을 다잡았다.
“팬들의 편지를 읽다 보면 겸손함을 잃지 말고,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하지만 누구보다 저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에요. 박서준이 빨리 성공했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저도 보조출연부터 시작했고, 재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연기를 해왔어요. 그런 과정들도 소중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바라지 않았어요. 연기를 가장 순수하게 바라봐야 하고, 연기에 대하 평가에 대해 겸허히 받아드리고,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할수록 박서준은 참 올곧은 배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의 대답에서 연기에 대한 고민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제는 저의 사적인 부분까지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사실 연기자로서의 본분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으로서도 더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런 부분이 연기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웃음) 청렴할 필요는 없는 직업인데, 그런 부분도 바라시니까 기준에 맞춰가는 것도 숙제인 것 같아요.”
배우라는 나무로 자라난 지 어느덧 5년차가 된 그에게 2015년은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시켰고, 첫 공중파 주연작 ‘그녀는 예뻤다’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이제 곧 서른을 앞둔 박서준은 20대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고 싶을까.
"20대를 잘 마무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작품을 볼 때 저에게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해요. 특히 청춘물은 지금 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내년 이맘때는 여행을 떠나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특별한 건 없겠지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보낼 건지 생각하고 싶어요.”
박서준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통속적인 질문에도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만큼 박서준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함부로 단정 지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겨내야 할 존재였다. 시간이 지나 박서준이라는 배우의 나이테가 짙어질 때쯤, 그가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다시 듣고 싶어졌다. 묵묵히 자신의 나이테를 그려나갔을 박서준이 좋은 배우가 돼 있을 것만 같은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