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리뷰] 지누션, ‘힙합 조상’ 아직 건재하다 전해라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2-13 21:44:29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메인뉴스 최민영 기자] 누가 힙합듀오 지누션을 ‘힙합 조상’이라고 말했을까. 세월은 흘렀지만 지누션은 역시 지누션이었다. 데뷔 18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이들은 명성에 걸맞은 관록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누션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번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지누션밤’을 개최했다. 소속사 후배 그룹 에픽하이가 ‘전설의 3인조’ 콘서트로 지난 금요일, 토요일 밤을 뜨겁게 달궈놨다면 주말의 마지막 밤은 지누션이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이들은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못지않은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콘서트장을 찾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 ‘명불허전’ 지누션 라이브 ‘살아있네’

콘서트는 지누션의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했다. 지누와 션의 능청스러운 콩트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곧바로 ‘에이 요(A-YO)’를 첫 곡으로 부르면서 등장해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지누션은 이어 90년대 후반 발매한 1집 앨범 수록곡 ‘영 네이션(Young Nation)’과 2집 앨범 수록곡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How Deep Is Your Love)’ 무대를 꾸몄고, 올해 11년 만에 선보인 새 앨범 타이틀곡 ‘한 번 더 말해줘’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잠시 숨을 고른 지누션은 1집 수록곡 ‘내가’, ‘서로’, ‘미행’, ‘지누션밤(Jinusean Bomb)’, ‘가솔린(Gasoline)’, ‘말해줘’ 무대를 연달아 선보여 관객들을 추억 속으로 이끌었다. 특히 ‘말해줘’ 무대는 콘서트장을 찾은 전 연령층의 관객들을 한 목소리로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콘서트 종반부로 갈수록 올림픽홀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전화번호’로 관객들을 모두 일으켜 세웠고, YG패밀리 노래인 ‘멋쟁이 신사’와 ‘우리는 YG 패밀리’를 후배 가수들과 함께 꾸몄다. 또한 그룹 빅뱅 유닛 GD & 태양의 ‘굿보이(GOOD BOY)’와 가수 싸이의 ‘나 이런 사람이야’의 무대를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색다른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다.

지누션은 ‘오빠 차’로 콘서트의 하이라이트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션은 흥에 겨운 나머지 상의를 탈의하고 감춰왔던 몸매를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앙코르 곡으로는 '한 번 더 말해줘'를 다시 한 번 불렀고, 그룹 DJ DOC와 함께 엔딩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말해줘'로 '지누션밤'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3시간 가까이 수많은 곡들을 라이브로 꾸몄음에도 지누션의 에너지는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동력 삼아 더욱 열정적으로 몸을 불살랐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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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방송 방불케 한 게스트 ‘어벤저스’


지누션의 첫 단독 콘서트에는 후배 가수들도 총출동했다. 가장 먼저 가수 세븐이 등장해 ‘열정 리믹스(Remix)’, ‘와줘’, ‘디지털 바운스(Digital Bounce)’ 무대를 펼쳤다. 세븐은 “지누션이 없었다면 저를 비롯해 YG에서 원타임, 빅뱅, 투애니원 등 후배 가수들도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누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세븐에 이어 가수 엄정화가 특별 출연해 지누션과 함께 ‘말해줘’ 오리지널 무대를 1년 만에 선보였고, 자신의 히트곡 ‘포이즌(Poison)’ 무대를 꾸몄다. 오랜만에 선 무대라서인지 다소 숨이 찬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섹시 디바’의 면모를 과시했다.

엄정화에 이은 다음 게스트는 2015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가수 자이언티였다. 그는 ‘꺼내먹어요’와 ‘양화대교’를 부르며, 콘서트장을 단번에 달달함으로 물들였다. 자이언티는 “어릴 때부터 지누션의 팬이었는데 제가 여기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지누션 콘서트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소속사 후배 아티스트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먼저 그룹 아이콘 멤버 비아이, 바비, 위너 멤버 송민호가 지누션과 함께 ‘멋쟁이 신사’, ‘우리는 YG패밀리’ 무대를 파워풀하게 꾸미면서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또한 에픽하이가 비아이, 바비, 송민호와 함께 ‘본 헤이터(BORN HATER)’ 무대를 선보였고, 이어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돈 해이트 미(Don’t Hate Me)’를 부르면서 콘서트의 열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가수 에일리도 ‘지누션밤’ 콘서트에 함께 했다. 그는 지누션과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면서 무대를 장악했고, 자신의 솔로곡 ‘보여줄게’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했다.

모두 에일리가 마지막 게스트라고 생각했지만 ‘지누션밤’에는 반전이 있었다. 앵콜 무대에서 DJ DOC가 등장해 지누션과 함께 ‘나 이런 사람이야’, '런 투 유(RUN TO YOU)', 'DOC와 춤을'을 부르면서 끝난 줄 알았던 콘서트 열기를 되살렸다. 집에 갈 준비를 했던 관객들은 뜻밖의 보너스 무대에 즐거워하며 마지막 축제를 즐겼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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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직 안 죽었다

지난 1997년 1집 앨범 ‘지누션(Jinusean)’으로 데뷔해 ‘가솔린’, ‘말해줘’, ‘에이요(A-YO)’, ‘전화번호’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지누션은 한국 가요계에서 힙합의 대중화를 선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발매한 4집 앨범 ‘노라보세’를 마지막으로 각자 활동에 집중해왔다. 지누는 YG엔터테인먼트 해외협력 이사직을 맡아 후진 양성에 힘썼다. 션은 배우 정혜영과 결혼 후 봉사활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힙합 가수의 이미지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통해 오랜만에 함께 무대에 오른 지누션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4월 11년 만에 새 앨범 ‘한 번 더 말해줘’를 발매했고,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이번 ‘지누션밤’ 콘서트에서도 지누션은 데뷔 18년 차 관록을 그대로 보여줬다. 스냅백, 선글라스, 청바지, 농구 유니폼 등을 착용하고 녹슬지 않은 힙합 패션을 선보였고, 객석과 소통하며 150분 내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션은 콘서트 중 관객들에게 “‘지금’이라는 단어가 ‘나우(Now)’말고 영어로 뭔지 아느냐. ‘프레즌트(Present)’다”라며 “‘프레즌트’는 또 다른 말로 선물이라는 뜻도 있다. 지금이 여기 오신 여러분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의 말처럼 지누션의 선물이 앞으로도 계속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YG엔터테인먼트는 에픽하이, 지누션의 뒤를 이어 가수 싸이의 연말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싸이의 콘서트 ‘공연의 갓싸이’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민영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