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허니패밀리 주라 “이제 프로듀서 주라로 기억되고 싶어”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2-14 13:29:21

[메인뉴스 박윤미 기자] 지난 1998년 허니패밀리로 데뷔, 1999년 허니패밀리 1집 ‘남자이야기’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허니패밀리로 활동하면서부터 작사, 작곡을 꾸준히 해왔으며, 또 자신의 노래뿐만 아니라 가수 김장훈, 드라마, 영화 OST, 가수 문명진이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하면서 선보인 수많은 곡들의 편곡까지 도맡아했다. 주라라는 이름으로 무대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지만 그는 무대가 아닌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그 일을 놓지 않고 있었다.

지난 3일 주라의 첫 번째 프로듀싱 앨범 ‘No답’이 발매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5곡의 싱글과 마지막 정규 앨범으로 진행된다. 이후 순차적으로 발매되는 프로젝트에는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의 실력파 랩퍼들과 신-구 조합을 선보일 예정으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라는 무대에서의 활동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번 앨범은 프로듀싱 앨범이에요. 예전에 허니패밀리 활동 할 때는 멤버들이 7명이다보니까 공연도 자주했었는데 이번에는 프로듀싱 앨범이니까 피처링이 많아요. 6번째 앨범까지 나올 예정인데 피처링을 해준 멤버들이 아무래도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마지막에 정규가 나오면 그때 다 같이 콘서트를 할 예정입니다. 또 버스킹도 하고, 라디오 출연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라가 데뷔한지도 어느덧 17년이다. 허니패밀리로는 지난 2012년 싱글앨범이 마지막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는 현재 5 년 만의 앨범 발매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허니패밀리가 처음에는 허니라는 팀이었어요. 그 후 허니패밀리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다시 시작했죠. 처음에 잘 되다가 2집 이후로 살짝 내리막길을 걸었죠. 중간 중간 앨범은 많이 냈는데 사랑을 많이 받진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열심히 했어요. 젊은 청춘을 받쳤던 이름이라 저의 전부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이번 앨범은 제 이름을 걸고 나오는 게 새롭긴 하네요.”

주라의 이름을 걸고 몇 년 전부터 생각해왔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주라의 이름을 대표해 그가 원하는 음악, 그가 원하는 보컬, 랩퍼들로 완성됐지만 허니패밀리가 아니라서 아쉬운 마음은 없었을까?

“애초에 허니패밀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하면서 모이고 싶을 때 모였던 팀이라 아쉽거나 그렇진 않아요. 설레는 건 있어요. 제가 98년도에 데뷔했는데, 솔로 앨범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재밌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허니패밀리에서 활동하면서 곡을 만들 때 멤버들 의견을 수렴해서 만들었는데 이번엔 제 생각대로 음악 작업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준비돼 있는 앨범들도 기대가 됩니다.”

최근에 많은 1세대 대표 그룹들의 재결합 소식도 자주 들린다. 주라 역시 허니패밀리의 원년멤버로써 재결합해 활동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음악이라는 건 계속 돌고 돌아서 요즘 친구들이 제 노래 들으면 구식으로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들었을 땐 향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허니패밀리하면 20년 가까이 된 팀이라고 인식되면 올드하다고 평가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상하는 느낌이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제가 만든 음악에 젊은 친구들이 참여한 신구조합이랄까? 그런 콘셉트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라는 요즘 친구들의 감각은 감히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노하우와 기준이 있지만 요즘 친구들에게도 감각이나 센스를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는 주라에게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가수와 랩퍼가 있는지 물었다.

“보컬은 라디 씨를 진짜 좋아해요. 라디 씨가 원래 저희랑 비슷하게 데뷔해서 굉장히 오래됐어요. 문명진 씨는 워낙 좋아하는 목소리고, 여자 보컬은 유성은 씨랑 화요비 좋아해요. 바빌론도 좋고요. 크러쉬, 크러쉬는 내가 굳이 언급 안 해도 될 것 같아요.(웃음) 랩퍼 중엔 라플라라는 친구랑 루피. 꼭 함께 작업 해보고 싶어요. 진짜 잘해요.

보고 들은 것부터 다른 요즘 친구들은 재능이 뛰어나다고 칭찬하는 그는 어렸을 때 소방차의 노래들, ‘촛불잔치’를 듣고 자란 세대라 힙합을 가까이서 접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대의 그 감성 덕분에 주라는 허니패밀리에서 원년멤버로, 현재의 주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어렸을 때부터 저는 듀스랑 서태지와아이들, 디제이디오씨(DJ DOC) 같은 에너지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저는 또 다 됐어요. 주변 도움도 많이 받았고, 어렸을 때부터 꿈은 ‘음악을 하고 싶다’였어요. 만드는 게 재밌는 것 같고 제가 만든 비트로 어린 친구들이랑 교류하는 것이 재밌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만드는 것이 재밌었다는 주라는 그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며 지냈다. 지금까지 쭉 한 길만 고집하며 걸어온 주라에게 음악은 특별한 존재를 넘어 이제는 당연하게 그의 옆에 있어야 될 존재가 됐다.

“짧고 굵은 음악, 순간 이슈 되는 음악은 좋아하지 않아요. 오래 길게 가는 음악이 좋아요. 앨범 발매 한지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듣고 싶어지는 음악. 잔잔하게 항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 앨범도 많이 기대를 해주세요.”(웃음)

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처럼 그의 모습 또한 한결같았다. 허니패밀리로 시작해 벌써 데뷔 17년차를 맞은 주라. 2015년 주라는 허니패밀리라는 타이틀보다 프로듀서로서 기대에 부푼 발걸음을 내딛었다.

어느덧 그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또 용기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됐다. 또한 그는 17년차 선배 허니패밀리라는 이름 보다 음악을 함께 하는 동료로 함께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에 더 귀 기울이기도 했다.

주라는 프로듀서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앞으로 그의 바람대로 오래들을 수 있고 오랜만에 한 번 더 듣고 싶은 노래을 만들며 지금처럼, 늘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윤미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