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리뷰] god 콘서트, 왜 ‘갓’인지 설명한 150분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2-17 22:11:26
# god와 함께 늙어가는 하늘색 풍선

지난 1998년 12월 데뷔한 아이돌 그룹 god는 이제 평균 나이 39세의 ‘중년돌’로 변모했다. 하늘색 풍선을 들고 god를 연호하던 소녀 팬들 또한 어느덧 아이 엄마 혹은 커리어 우먼이 됐다.

하지만 하늘색 풍선이 하늘색 형광봉으로 바뀌었을 뿐 팬들의 열정은 과거 모습 그대로였다. 멤버들이 객석을 향해 손을 내밀 때면,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god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요즘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들의 함성 데시벨을 높였다.

팬들 또한 성숙한 관객 매너를 선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god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멤버들은 팬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사진 촬영에 임해주는 등 화끈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god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은 2~30대 팬들뿐만 아니었다. 전성기 활동 시절 태어난 10대 소녀 팬부터 50대 중년 남성 팬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찾아와 ‘국민그룹’의 면모를 과시했다.

# 그야말로 ‘갓’ 콘서트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god에게서 전성기만큼의 ‘칼 군무’나 격렬한 퍼포먼스는 볼 수 없었다. 대신 멤버들에게는 한층 더 노련해진 무대매너가 생겼다. 힘을 빼고 편하게 관객들과 소통하며,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에 팬들은 더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콘서트에 사용한 god 노래 전곡을 풀 라이브(Full Live)로 연주한 브라스 밴드 또한 돋보였다. 이들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MP3 음악을 주로 들어오던 관객들의 귀를 호강시켰다.

화려한 무대효과와 장치도 눈부셨다. 무대 곳곳에서 화려하게 터진 폭죽과 형형색색의 조명들은 콘서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무대 양쪽으로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했다. 이와 더불어 객석 사이드에 앉은 관객들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줬다.

‘꽃보다 xx’ 시리즈로 ‘테마 스테이지’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선보인 브릿지 영상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god의 콘서트 준비 과정을 담은 이 영상에서는 멤버들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god 콘서트는 무대부터 공연 외적 요소까지 흠 잡을 곳 없었다. 특히 다섯 멤버들은 콘서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지치기는커녕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노래했다. 팬들과 함께 데뷔 2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god가 앞으로도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기 기대해본다.

한편 god는 오는 2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서울 공연을 펼치고 오는 24일과 25일에는 대구 엑스코에서, 30일과 31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최민영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