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연말 결산-방송④] 주식으로 풀어본 2015年 ‘하한가 드라마’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2-21 11:31:49
[메인뉴스 최민영 기자] 2015년 안방극장의 키워드는 ‘장르물’, ‘로맨틱코미디’, ‘1인 다(多역)’이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막장’, ‘진부한 러브라인’ 등은 높은 시청률의 보증수표였지만 올해는 이와 같은 요소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케이블채널 드라마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케이블 드라마는 지상파에 비해 스토리 구성 및 연출에 제약이 덜 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작품들보다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메인뉴스는 올해 방송됐던 드라마들을 각각에 비슷한 주식에 빗대어 구성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달콤한 결말을 맺은 드라마들은 물론 기대에 못 미쳤던 작품 등을 주식의 유형별로 분류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도 있었다. ‘용두사미’로 끝난 드라마,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드라마, 동시간대 방송이 너무 강력했던 드라마 등 여러 작품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이들 중 대표적인 드라마 4개를 부실주로 선정했다.

◆ 부실주

'화정', 화려한 출발...초라한 마침표

창사 54주년 특별기획이라는 수식어를 지니고 출발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은 극 초중반까지 두 자리 수 시청률과 동시간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졌고, 결국 마지막 회 7.8%라는 아쉬운 결과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화정’은 조선시대 광해군, 인조의 통치기를 다룬 팩션 사극으로 배우 차승원, 정웅인, 김여진 등 베테랑 연기자들과 이연희, 서강준 등 젊은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여주인공 이연희의 연기력 논란과 역사왜곡 논란이 한꺼번에 겹치며, 악재를 맞았다. 또한 이미 여러 작품들에서 광해군의 스토리는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진부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더구나 차승원이 30회를 끝으로 하차한 이후 이 드라마는 동력을 잃고 시청률이 폭락했다. 광해군 역할을 맡은 그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명품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인조 역을 맡은 배우 김재원을 비롯해 백성현, 이민호, 김희정 등 젊은 연기자들이 분전했지만 하락세를 탄 ‘화정’을 되살리기에는 부족했다.

'하이드 지킬, 나', 시청률과 함께 산으로 간 전개

2015년 SBS 수목드라마의 첫 포문은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가 열었다. 이 드라마는 첫 회 8.6%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 하락이 이어졌고, 결국 최종회 시청률 4.3%로 쓸쓸히 퇴장했다.

‘하이드 지킬, 나’는 배우 현빈의 군 전역 후 드라마 복귀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송한 ‘킬미, 힐미’와 다중 인격 소재가 겹쳤고, 결국 시청률 싸움에서 완패를 당했다.

또한 초반부터 극의 전개가 갈피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으며, ‘하이드 지킬, 나’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현빈을 비롯해 배우 한지민, 성준 등이 고군분투했지만 멀어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블러드', 연기력 논란에 피눈물

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 이재훈)는 여러 가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시청률에도 타격을 입었다. 첫 회부터 5.2% 시청률로 부진한 출발을 했던 이 드라마는 방송 기간 내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5%의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블러드’는 뱀파이어 의사를 소재로 한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라는 신선한 소재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의 연기력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블러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블러드’의 부진은 KBS2 월화드라마의 장기 침체로 이어졌다. 후속작 ‘후아유 ? 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가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이후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 ‘별난 며느리’(극본 문선희 유남경, 연출 이덕건 박만영),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가 잇따라 시청률 참패를 거듭했다.

'심야식당' , 잔잔한 감동 잔잔한 시청률

SBS 토요 심야드라마 ‘심야식당’(극본 최대웅 홍윤희, 연출 황인뢰)은 동명의 일본 인기드라마 ‘심야식당’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영업하는 식당에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콘셉트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 연속 2회(1회당 30분) 방송이라는 획기적인 편성이 관심을 끌었다.

‘심야식당’의 1회와 2회 시청률은 늦은 방송 시간에도 불구 각각 3.8%, 3.3%를 기록하면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3회부터 이어진 시청률 하락은 막을 수 없었다. 7회에 잠깐 3.4%로 반등하긴 했지만 마지막 회까지 내내 1~2%대 머무른 채로 종영했다.

일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였지만 한국 시청자들이 ‘심야식당’을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정서적 코드 차이가 존재했다. 지난해 방송한 KBS2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연출 한상우 이정미)도 같은 이유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너무 늦은 방송 시간대와 이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했던 그룹 아이콘 멤버 남태현의 연기력 논란 등이 ‘심야식당’의 저조한 시청률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와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드라마 형식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2016년 유망주 드라마

다가오는 2016년에는 새로운 기대작들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톱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 상한가를 달릴 가능성이 크다.

# '치즈인더트랩', 원작 뛰어넘는 드라마 선보일까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드라마화한 tvN 새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은 방송 전부터 네티즌들이 가상 캐스팅에 열을 올릴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박해진, 김고은이 주연을 맡고, 서강준, 이성경, 남주혁 등 떠오르는 신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젊은 시청자 층 공략에 나선다. ‘치즈인더트랩’이 과연 2016년 tvN의 첫 히트 상품으로 기록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 이영애 파워 건재할까

배우 이영애가 출연해 이슈가 된 SBS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하 ‘사임당’)는 2016년 중순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MBC 월화드라마 ‘대장금’(극본 김영현, 연출 이병훈) 이후 이영애가 10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배우 송승헌이 함께 출연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으로 이뤄지는 만큼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조선시대 사임당 신 씨의 삶을 재해석해 그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사임당’이 2016년 명품 드라마로 불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총평

이처럼 올 한 해 브라운관에서는 과거보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드라마들이 대거 등장해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비록 시청률 측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나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처럼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은 드라마들도 많았다.

내년에도 다채로운 종류의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 드라마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지상파 드라마들 또한 더욱 참신한 드라마를 내놓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이런 경쟁은 시청자들에게는 더 많은 ‘웰메이드(Well-Made)’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좋은 현상이다. 2016년에도 다수의 우량주 드라마들이 상한가를 기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민영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