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윤민수 도플갱어’ 박호용, 이제는 ‘사람냄새’ 나는 ‘가수 박호용’으로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5-12-22 17:48:21
[메인뉴스 조정원 기자] 가수 박호용. 아직 대중에게는 ‘너목보 윤민수 도플갱어’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초 케이블채널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의 윤민수 편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했다. 외모만큼이나 윤민수와 닮은 그의 목소리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신곡 발표와 더불어 자신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그간의 근황을 물었다.

“‘너목보’ 이후 확실히 달라졌죠. 전에 공연할 때는 아무래도 대중들이 ‘노래하는 신인인가?’라고 다가와 줬다면, ‘너목보’ 이후에는 ‘윤민수 아니야?’하면서 다가와서 방송 이야기를 하면서 제 노래, 제 목소리를 들어주죠. 최근에 대구 동성로에서 신곡을 불렀는데,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속으로 깜짝 놀랐어요. ‘방송의 힘’을 새삼 느꼈죠. 자칫 이미지가 굳혀질 수도 있지만 제 얼굴과 목소리를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꾸준히 제 색깔이 담긴 음악적인 활동을 하면 대중들도 온전한 저로 알아주리라 믿어요.”

가수라는 꿈, 그리고 막연한 미래. 이를 이용하려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 박호용에게도 굴곡진 20대가 존재했다. 거기에서 받은 상처는 그에게서 가수의 꿈을 지울 뻔 하기도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가수의 꿈을 품고 실용음악학과에 가서 공부를 하고 군악대에 지원했었죠. 홍대에서부터 조금씩 음악의 길을 걸어왔어요. 하지만 20대 중반에 회사를 옮기면서 사기도 당해보고, 앨범까지 다 만들었는데 투자가 들어오지 않아서 전량 폐기한 적도 있어요. 포기하고 쉬는 2~3년의 시간 동안 작곡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형들의 가이드 작업을 도와줬어요. 거기서 나태해지는 제 자신을 보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난 2012년도부터 앨범 작업을 해서 활동을 재개했죠. 그 당시가 음악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인 것 같아요. 그냥 노래만 해왔다면 20대 후반 쯤에 또 포기를 생각했을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뒤집는 결과가 올 수 도 있는 것이다. 그간의 공백은 박호용에게 멋진 ‘한판 뒤집기’를 선물했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면,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이 뭔지, 발라드 장르에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려 하죠. 처음에는 발라드 장르를 쉽게 여겼는데, 연구하고 부르면 부를수록 엄청난 깊이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발라드 장르를 계속 하면서 음악적으로 성숙해지려 하고 있어요. 감정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으면 녹음을 하지 못하는 타입이라 감정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6개월이 걸린 것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될지 고민이 많아서였어요. ‘그대이니까’의 이야기를 전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네요.”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낭중지추(囊中之錐,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라는 말이 어울릴까. 하지만 대한민국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너무나도 많기에, 이 말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호용은 소신 있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인기나 돈을 위한 것이 아닌 음악 자체가 좋아 계속 음악을 하는 분들의 실력은 언젠가 드러난다 생각해요. 저 또한 살아가면서 포기하거나 음악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지만, 그때 포기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다면 그 선택에 대한 박수를 받을 수도 있다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더욱 열심히 음악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보컬이 되고 싶어요. 이런 생각들을 하는 요즘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배님들에게 더 많은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끝으로 박호용은 자신의 목소리를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음악에 관련된 일이라면 작은 것이라도 감사해요. 거기가 어떤 자리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생각해요. 그 소중함을 항상 음악적으로 생각하다보면 저 또한 소중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목소리 하나로 대중의 인정을 받았던 ‘윤민수 도플갱어’ 박호용.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와 목소리로 대중의 인정을 받는 ‘가수 박호용’이 되길 바란다.

조정원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