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신곡 음원 차트 1·2위 석권...라포엠 표 이지 리스닝 음악도 通했다!
2024-04-25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노을 콘서트 ‘겨울밤’이 열렸다. 노을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콘서트를 찾아준 관객들을 위해 한 곡 한 곡 혼신의 라이브를 펼치며, 벅찬 감동을 안겼다.
# 뜨거웠던 ‘겨울밤’
연말의 한겨울밤 날씨는 쌀쌀했지만 노을의 콘서트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공연이 열린 장충체육관 입구는 시작 전부터 노을을 보러온 팬들로 붐볐다.
콘서트는 ‘오프닝’, ‘1부-겨울밤’, ‘솔로&캐럴’, ‘2부-시상식’, ‘엔딩’ 크게 5막으로 나눠졌다. 4집 앨범 타이틀곡 ‘하지 못한 말’로 오프닝 무대를 꾸민 노을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3집 수록곡 ‘그렇게 할게’와 1집 앨범 수록곡 ‘아이 노우(I Know)’ 무대로 힘찬 포문을 열었다.
이어 1부 ‘겨울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을은 R&B곡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와 밝은 분위기의 곡 ‘오늘 같은 날엔’ 무대를 먼저 선보였다. 이후 이별의 아픔을 담은 자막 영상이 공개됐고, 이별의 아픔을 주제로 한 노래 ‘이별밖에’, ‘전부 너였다’, ‘목소리’, ‘늦은 얘기들’을 연이어 라이브해 슬픔을 극대화시켰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날인만큼 노을은 캐럴송도 준비했다. 4명의 멤버가 ‘더 퍼스트 노엘(The First Noel)’을 아카펠라로 불러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해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와 자신들의 노래 ‘눈 내리는 날’을 부르며,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이와 함께 멤버들은 각자의 솔로곡 무대도 선보였다. 가장 먼저 나성호가 팝가수 카리나의 ‘슬로우 모션(Slow Motion)’을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감미롭게 불렀다. 이어 이상곤이 가수 故 신해철의 2집 앨범 수록곡 ‘길 위에서’를 열창했다.
같은 소속사 가수 포티가 게스트로 출연해 본인의 노래 ‘넋’과 ‘꿀’ 무대를 펼쳐 노을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포티의 노래가 끝난 후 전우성은 가수 자이언티처럼 꾸민 후 ‘양화대교’를 불렀다. 그의 완벽한 모창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장충체육관의 열기는 점점 더 달아올랐다. ‘2015 노을 어워즈’ 콘셉트로 꾸민 2부에서는 각종 상의 후보 영상과 함께 시상식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MC로 나선 나성호는 배우 김혜수처럼 여장한 후 팝가수 나탈리 콜의 ‘러브(L.O.V.E)’를 라이브하면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시상식 중간마다 축하무대로 ‘만약에 말야’와 ‘청혼’ 무대가 펼쳐지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노을 멤버들이 걸그룹 여자친구의 ‘유리구슬’ 무대를 꾸민 장면은 이번 콘서트의 ‘백미’였다.
엔딩스테이지로 돌입하면서 콘서트는 클라이맥스로 향했다. 강균성이 솔로곡으로 팝송 ‘러브 이즈 온 더 웨이(Love Is On The Way)’를 부르며, 폭발적인 고음을 뽐냈고, 공백 이후 5년 만에 복귀를 알린 곡 ‘그리워그리워’,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의 OST곡 ‘함께’, 지난 1월 발매한 미니앨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수록곡 ‘마지막인 것처럼’을 잇달아 열창해 객석을 감성 물결로 요동치게 했다.
이후 노을 멤버들은 관객들에게 마지막 엔딩멘트를 전했다. 이어 1집 앨범 수록곡 ‘인연’ 록 버전과 그룹 솔리드의 ‘천생연분’, 가수 이문세의 ‘붉은 노을’로 엔딩 무대를 마무리했고, 앙코르곡으로 데뷔곡 ‘붙잡고도’를 선곡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면서 3시간 동안의 콘서트를 마쳤다.

장충체육관은 노을 멤버 4명의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가득 메워졌다. 이들의 풍부한 성량과 가창력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승화해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날 노을이 부른 모든 노래는 전부 라이브로 꾸며졌다. 멤버들은 30여곡에 가까운 곡들을 쉴 새 없이 열창했지만 이들의 목 상태는 멀쩡했다. 오히려 노을의 트레이드마크인 날카로운 고음의 향연이 이어지며,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노을 멤버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연주 또한 모두 라이브였다. 무대 뒤편에 위치한 밴드는 수준 높은 합주를 선보이며, 멤버들의 목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연 이외에도 노을이 준비한 이벤트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눈 내리는 날’ 무대에서는 산타 복장을 하고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펼쳤다.
또한 2부 시상식에서는 노을의 숨겨진 예능감이 빛을 발했다. 강균성을 제외하고 진지했던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던 나머지 세 멤버들은 망가짐을 불사한 영상과 연기를 선보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서는 실제 연인의 청혼이벤트도 진행됐다. 노을은 이 커플을 위해 ‘청혼’을 라이브로 부르면서 평생 추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함께’를 부를 때는 깜짝 손님이 등장해 객석을 술렁이게 했다. 그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노을 역을 맡은 배우 최성원이였다. 그와 노을은 곡 제목처럼 노래를 함께 불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드라마 속 배역 이름이 같은 인연으로 현장을 찾은 그는 최근 노을의 콘서트를 응원하는 메시지의 SNS를 남긴 바 있다.

지난 2002년 1집 ‘노을’로 데뷔한 노을은 어느덧 14년차의 중견 그룹이 됐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이었던 이들은 데뷔하기 전부터 CF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가요계에 연착륙하는 듯 했다.
하지만 노을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발매한 1,2,3집은 ‘붙잡고도’, ‘아파도 아파도’, ‘청혼’, ‘전부 너였다’ 등 여러 히트곡들을 배출하긴 했지만 흔히 말하는 ‘대박’은 아니었다.
결국 노을은 JYP와 결별했고 한동안 무대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5년의 공백기 동안 ‘절치부심’한 이들은 지난 2011년 미니앨범 ‘그리움’으로 가요계에 복귀했고, 이듬해 6년 만의 정규앨범 4집 ‘타임 포 러브(TIME FOR LOVE)’를 발매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힘든 시기를 보낸 멤버들의 목소리는 더욱 성숙해져 있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노을은 원숙미가 더해진 목소리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발라드 그룹으로서 15년 차를 향해 가는 노을은 다양한 음악 작업 및 활동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뛰어난 가창력과 감동적인 무대를 팬들에게 선물하는 이들의 공연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최민영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