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김나영, 목소리로만 이룬 ‘언더독’의 반란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1-07 16:06:12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메인뉴스 최민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발라드곡 ‘어땠을까’가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한 신곡 ‘어땠을까’는 그 다음날부터 지난 6일까지 일주일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 이변의 주인공은 아이돌도 아니고 유명 스타도 아닌 신인 여가수 김나영이다.

지난 2014년 데뷔한 이후 처음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맛본 김나영을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에서 만났다. 특히 그의 차트 1위는 특별한 방송활동이나 홍보 없이 이뤄낸 성과였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결과였다.

“사실 제 노래가 1위에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금방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들어주셔서 저도 안 믿겨지고 ‘정말로 듣고 계신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이 안 나요”

김나영은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보컬리스트다. 하지만 방송 출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 그의 이름은 익숙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음원사이트 1위 소식에 의문을 갖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김나영 또한 이와 같은 대중들의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대중들의 냉담한 반응에 상처를 받았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속상해한다는 자체가 제게는 자만심 같다고 느꼈어요.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한 반응인 것 같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앨범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저는 떳떳해요”

김나영은 지난 2013년 방송한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5’(이하 ‘슈스케’)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장원기와 멋진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때 DJ DOC 선배님들의 ‘스트리트 라이프’를 불렀는데 밤을 새면서 작업을 했어요. 보통 밤 12시에서 1시 사이에 미션을 주는데 대부분 밤새고 녹화를 해요. 다행히 저는 원기 오빠와 호흡이 잘 맞아서 2시간 만에 끝나 다른 참가자들보다 푹 쉴 수 있었죠. 그래서 더 좋은 컨디션으로 노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나영에게도 ‘슈스케’ 탈락은 아픈 기억이었다. 특히 자신이 존경하고 좋아했던 심사위원들의 혹평은 그를 한동안 슬럼프에 빠뜨릴 만큼 크나큰 충격이었다.

“당시 탈락했다는 사실보다 ‘너는 매력이 없어’, ‘너는 흔한 보컬리스트야’라는 혹평이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탈락 후 집에 돌아와서 음악을 그만두려고까지 했어요. 그래도 노래로 겪은 슬럼프는 노래로 극복이 되더라고요. 버스킹이나 작은 공연들을 하면서 안정을 되찾았고, 무엇보다 ‘해피 버스데이 투유’를 부른 가수기도 한 권진원 교수님의 격려가 제게 힐링이 됐어요”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김나영은 데뷔 이후 여러 드라마 OST와 다른 가수들 피처링에 참여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럼에도 그는 방송 출연 대신 버스킹과 소극장 공연에 꾸준히 집중해 눈길을 끌었다.

“제가 버스킹 공연을 20세 때부터 해서 그런지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을 때 집중이 잘되는 것 같아요.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 관객 얼굴 대신 카메라 렌즈가 보이니까 오히려 제 노래가 흔들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계속 방송보다는 공연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대부분의 대중들은 김나영의 대표곡으로 가수 겸 프로듀서 정키의 앨범에 피처링한 노래 ‘홀로’를 꼽는다. 김나영 또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홀로’를 꼽았다. 더구나 이 곡은 얼마 전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캣츠걸이 가왕 자리에 오를 때 부른 노래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진짜 신기했죠. 저도 지금은 데뷔한 상태지만 여전히 가수 분들이 연예인처럼 느껴지는데 제 노래를 멋지게 불러주셔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척 신기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캣츠걸을 뮤지컬배우 차지연 선배님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그분이 맞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아요. 제가 팬이거든요”

김나영은 본인이 ‘복면가왕’에 출연한다면 가왕에 오를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꼭 출연해보고 싶은 방송으로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꼽았다.

“제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굉장히 즐겨 보는데 유희열 선배님이 진행도 정말 잘 하시고, 멋있을 것 같아요. 꼭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현장에 가보고 싶어요. 만약 곡 작업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사진=김현우 기자, 장소=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
그의 간절한 바람 덕분인지 김나영은 오는 12일 진행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참여하게 됐다. 그토록 바라던 소원 하나를 이룬 그는 이밖에도 단독콘서트 개최와 야구장 애국가 제창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올해 규모가 큰 곳이든, 소극장이든 제 이름 김나영의 단독 타이틀을 걸고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이 갈고 준비할겁니다. 또 야구장에서 애국가를 불러보고 싶어요. 전에 소향 선배님이 부르는 걸 본 적 있는데 노래가 정말 멋있었어요”

김나영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항상 저를 믿어주고, 제 노래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에 걸맞게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노래를 할 것이고,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꼭 믿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오랫동안 노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힌 김나영은 1월 월간 차트 1위를 하게 되면 명동에서 게릴라 버스킹 공연을 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자만하지 않고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겸손한 다짐을 한 김나영의 2016년 소원이 모두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민영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