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잡아야 산다’ 김승우 “친절하지 못했다”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1-13 11:10:04
[메인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 ‘잡아야 산다’(감독 오인천)는 하룻밤 만에 정신까지 탈탈 털린 채 개망신 제대로 당한 형님들과 세상에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질풍노도 ‘꽃고딩’ 4인방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담은 코믹 액션극이다.

김승우는 지난해 12월 28일 ‘잡아야 산다’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인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의 기대치에 못 미쳤던 영화를 처음으로 보게 된 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한 것이다.

김승우는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이 안돼도 좋으니 직접 그 자리에 있었던 영화인들에게 만큼은 내 마음에 대해 전달하고 싶어요”라며 말문을 뗀 후 “이 작품은 제가 처음으로 제작한 영화이기도 하고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이기도 해요. 이 영화가 잘 되길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이에요”라며 속상하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날의 제가 했던 말의 포인트는 ‘제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죄송하다’ 정도였어요. 평소 직접적인 화법을 쓰다보니 조금 더 친절하게 말하지 못했던 것이 이렇게까지 된 것 같아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속상했죠. 스태프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댓글도 평소엔 신경 쓰지 않는데 계속 눈에 보이더라고요.”

영화를 보기 전에 앞서 김승우는 기자들에게 “웃다가 쓰러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했었다. 일반적으로 촬영장 분위기는 영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김승우는 지난 여름을 뜨겁게 즐겼던 현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촬영 현장이 너무 즐거웠어요.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작업 과정이 신선하고 재밌었고, 워크숍 같은 분위기였죠. 누가 누가 더 열심히 하나 콘테스트를 하는 기분으로 촬영을 했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미리부터 그렇게 업돼서 오버하지 않았을텐데 미리 제가 말한 것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졌을 분들에 대한 사과였어요. 제가 무슨 실언을 했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잡아야 산다’는 찰진 액션신과 추격신 등과 함께 연륜 있는 두 배우인 김승우와 김정태, 그리고 처음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꽃고딩’ 4인방 그룹 빅스의 한상혁, 신강우, 김민규, 문용석의 케미스트리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극장에서 가볍게 와서 킬링타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래도 처음 약속은 지켜진 것 같아요. 웃을 일 별로 없는 요즘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2시간 동안 편하게 보고 가시면 될 것 같아요. 틈새시장인데, 예쁘게 봐주세요.”

이번 작품은 김승우와 김정태가 소속된 더퀸의 창립 작품으로서, 더퀸 소속의 많은 조연들, 더퀸의 관계자, 김정태의 아들 야꿍이 등 다양한 카메오가 출연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승우는 작품을 선택하기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다.

“요즘 영화계는 양극화됐죠. 블록버스터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블록버스터의 기능도 인정하지만 저는 작은 작품 여러 개를 하는 것이 더 좋아요. 창립 작품이기 때문에 유쾌한 영화를 기분 좋게 찍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번 작품을 하게 됐어요.”

“시나리오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정말 많이 읽어요. 20대 초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 설레기도 하죠. 하지만 그 역할을 제가 할 수 없기 때문에 배우가 아닌 제작이나 프로듀서, 연출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도 요새 제작이나 감독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이유가 아닐까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배우로 계속 생활해 왔기 때문에 영화계 현실을 잘 알죠.”

김승우는 제작자로서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그는 더 큰 꿈을 꾸고 있으며 이번 작품 이후에도 그는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할 예정이다.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더퀸 소속의 배우들뿐만 아니라 오디션을 통해 뽑거, 감독과 시나리오 역시 다양한 시각으로 찾고자 한다.

“가장 큰 목표는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에요. 10년 지나도 좋은 영화 말이에요. 가슴 따뜻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좋더라고요. 코미디도 막장으로 가면 별의별 것들이 다 있는데,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요. 장면이 유추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직접적으로 칼 넣고 피 튀기는 신들을 안 좋아해요. 영화 ‘클래식’ 같은 경우를 봐도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그들이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잖아요.”

제작 쪽으로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만 김승우는 본업이 배우인 만큼 느와르부터 멜로, 예술영화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심야식당’ 외에는 3년 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지만 올해 이탈리아 합작으로 만들어진 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 그리고 아직 제목이 결정되지 않은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중년 멜로 작품도 찍었고, 가을의 풍광을 담은 영화도 개봉할 것 같아요. 3년 정도 일을 안 했으니 이제 3년 동안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한편 ‘잡아야 산다’에서 김승우는 조폭 출신이자 대한민국 상위 1%의 잘나가는 기업의 CEO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 4명에게 핸드폰을 뺏기는 헐렁한 어른 승주 역할을 맡았다.

/사진 김현우 기자



이주희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