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최택(박보검 분)은 타고난 천재성과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 최연소 타이틀을 획득한 대한민국 국보급 바둑기사다.
하지만 바둑계에서는 ‘신’으로 불리우는 택이는 그 능력과 반비례하게 모자란 모습을 갖고 있다. 어눌한 말투와 느릿한 행동뿐만 아니라 바둑을 제외한 모든 것에서 순수함을 뽐내기 때문에 ‘등신’이란 애칭도 갖고 있다.
그래서 쌍문동 친구들과 이웃들은 언제나 택이를 챙길 수밖에 없다. 그 중 최고는 덕선(혜리 분)이와 동룡(이동휘 분)이다.
특히 동룡이는 젓가락질이 서툰 택이를 위해 직접 깍두기를 집어주거나 옷 단추를 다시 채워주는 등 그를 보살피며, 덕선이는 “다른 애들은 다 건드려도 우리 택이는 절대 건드리면 안 돼”라며 보호하곤 한다. 대회를 앞둔 택이를 누군가 방해할까봐 열성적으로 그의 집을 지키기도 하고 그의 약까지 관리하는 매니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무뚝뚝한 정환이(류준열 분)마저 그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등 알뜰살뜰하게 보살피게 되는 존재가 ‘쌍문동의 천연기념물’ 택이다.
왁자지껄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달리 학교에 가지 않는 택이는 극 초반에만 하더라도 외로워 보였다. 라면받침으로 쓰다가 빨간 국물까지 튄 친구들의 수학여행 안내통신문을 소중히 간직하며 애처로움을 자아내 시청자들에게 아무리 천재여도 학교는 좀 보내달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평소 택이의 모습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못 건넬 것 같지만 여린 외모와 달리 그는 쌍문동의 ‘승부욕 쌍두마차’가 아닌가. 목표가 생기면 무엇이든 해내는 그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사랑도 당당했다. 친구들에게 “여자로서 좋아한다”며 덕선이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 이후 그는 서서히 덕선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왔다. 사진을 찍을 때는 박력 있게 덕선이의 어깨를 끌어안고, 영화 보러 가자며 데이트 신청까지 했다.
드디어 고백하나 싶었지만 지난해 12월 26일 방송한 16회에서 그는 정환(류준열 분)이 덕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덕선이와 영화 보러가기로 한 약속을 취소했다. 그동안 직진만 하던 그에게 잠시 멈춘다는 것은 괴로운 일. 고백하지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며 결국 수면제와 진통제를 먹고 잠을 청하는 그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물론 ‘응팔’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이 장면은 필수불가결한 장면이다. 시청자들은 정환(류준열 분)-덕선-택으로 이뤄지는 삼각관계임을 알고 있지만, 극중에서는 정환이만 알던 관계로 이제 택이도 깨달은 것이다. 이제 남은 회차에서 누군가의 고백으로 이들의 관계가 변화될 것으로, 자신의 감정보다 친구의 사랑이 더 우선인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또한 택이의 성장은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보여진다. 과거 성동일(성동일 분)에게 언제 엄마가 가장 보고 싶냐는 질문을 듣고 “엄마는 매일 보고 싶어요”라며 보호본능 자아내던 그가 이제는 아버지의 재혼 문제에 대해 의젓한 모습을 보인 것.
지난 16회 방송에서 택이 아버지 최무성(최무성 분)은 남은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말을 꺼내면서도 “근데 네가 싫다면 아빠 절대로 친구 안 만들어. 아빠는 너 싫다는 것은 절대 안한다"며 아들을 걱정하며 안절부절했고, 이에 택이는 묵묵하게 ”아빠“라고 부른 후 ”난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며 오히려 아버지를 위로했다.
느리기만 한 줄 알았던 그의 말투는 말 한마디에도 따뜻함이 묻어났다. 감정이 폭발한다든가 딱히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아빠”라고 부르는 것만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눈물샘을 자극했던 이 장면은 그동안 어린 아이로 보였던 택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신이었다.
또한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정환이 아버지 김성균(김성균 분)이 다치자 병원장에게 전화해 수술을 부탁하고, 자신을 위해 힘쓰는 기원식구들을 먼저 챙기는 등 성장 스토리를 펼치고 있다.
더불어 가장 많이 성장하는 것은 택이를 연기하는 배우 박보검이 아닐까. 드라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 ‘너를 기억해’, 영화 ‘명량’, ‘차이나타운’ 등 매번 다른 캐릭터와 함께 진중한 눈빛을 선보이던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도 한 뼘이 아닌 열 뼘 더 자라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청춘스타보다 배우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그의 연기 인생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8일 방송하는 ‘응답하라 1988’ 17회는 항상 예고편으로 시청자들과 밀당했던 이전 편들과 달리 예고편이 없었으며, 일주일간 휴방으로 인해 2주 만에 찾아온다. 더불어 17회부터는 1994년으로 껑충 뛰어넘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택이와 그 친구들은 얼마나 더 많이 성장했을까. 그리고 4회밖에 남지 않은 ‘응답하라 1988’에서 택이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희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