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아름다운 곳] 충청북도 제천, 산마루주막-“산 위의 저 주막, 예서 하룻밤 묵어나 갈까”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1-15 17:59:15
[메인뉴스 박윤미 기자] 충청북도 제천 내 산마루주막

‘주막’이라는 글자만 들어도 ‘서민스럽고 사람 사는 냄새’가 팍팍 품깁니다. 아늑합니다. 그런데 이 ‘주막’이라는게 요즘도 있네요. 있어서 정겨운 주막…함께 떠나보시겠습니까.

제가 간 날 ‘주막댁’은 부엌에서 장작불을 활활 때면서 반가이 맞아주셨습니다. 부엌 아궁이에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걸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온돌방 아랫목에 앉으면…음…상상만 해도 힐링이 절로 됩니다.

눈 덮인 산길을 미끄러지며 걸어갔는데 따뜻한 오가피차를 권하셨습니다. 오가피차 보다 더 따뜻한 인심이었습니다.

이 주막에서는 ‘주막댁’이 손수 빚은 솔잎막걸리가 일품이라고 합니다. 저는 술을 못해 그 참맛을 생생하게 전할 순 없으나 이곳에서 만난 나그네들의 말에 따르면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막걸리 맛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입에 찰찰 감기는 맛’이라고 했습니다.

대신 저는 이 ‘주막댁’의 손맛 손칼국수를 강추합니다. 굵직하고 울퉁불퉁한 면발, 기계면 처럼 예쁠 것 하나 없는 이 눈 덮인 산 속 주막의 칼국수가 내 생애 두 번째로 맛있는 칼국수였습니다. 첫 번째는 항상 ‘빈자리’로 남겨둬야 합니다. ‘겸손의 법칙’이지요.


이 주막의 모든 음식재료는 ‘주막댁’과 남편이 모두 직접 농사짓고 직접 만든 것이니 ‘두메산골표 완전토종 식재료’입니다. 그렇게 의미 삼아 즐기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길손들의 애환이 깃든 주막이 오늘도 번성하고 있는 동네 ‘하늘 아래 첫 동네’ 제천시 수산면 다불리마을에 있습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그러니까 청풍호 근처이고 그 유명한 옥순봉과 옥순대교 근처이기도 합니다. 근처이긴 하지만 해발 400m 전후의 고도에 위치한 5가구가 사는 동네의 외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을에는 5가구 1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주막댁’의 남편이 이장을 하다가 이번에 그만 둔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주민이 워낙 없다보니 후임 이장을 이 마을에 있는 다불암의 스님이 하신다고 하니 참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가는 길은 두 갈래, 먼저 쉽게 가는 방법은 수산면의 36번 국도에서 수산초중교 옆 골목으로 올라 다불리마을로 찾아가면 됩니다. 길은 임도 정도로 좁습니다. 물론 동절기에는 눈이 많으니 좀 위험합니다.

두번째로는 제천시가 명품 걷기길로 만든 ‘자드락 6길’ 코스를 타면 됩니다. 즉, 옥순대교나루터에 주차하고 그 걷기길을 따라 오르면 최근에 생긴 전망대가 있고 여기서 주변 온갖 경치를 만끽하며 가슴 한 번 활짝 열어 제친 다음, 다불리 마을 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주막이 나옵니다.

마을 이름 ‘다불(多佛)’은 이곳 두무산 기암절벽이 마치 수많은 불상을 세워놓은 듯 하다 해서 유래된 지명입니다.

‘자드락길’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6코스가 지나가면서 탐방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남서쪽에 두무산(478m)이 솟아 있고 주변에는 독수리 모양의 독수리봉, 촛대처럼 뾰족한 촛대봉, 상리 동쪽에는 형제바위산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만나도 금방 서로 이웃이 되는 주막입니다. 이 주막에서 하룻밤 잘 수는 없을까요. 주막댁은 숙박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말만 잘 하면, 예쁘게 하면, 그리고 아주 불편한 두 가지를 감수할 용의가 있으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씻을 물이 없고 전기가 없다는 단점, 극복할 수 있습니까. 산 속에서 깜깜하게 보내며 씻지 않고 하룻밤을 추억 삼아 보내려면 따뜻한 온돌방을 빌려볼 수도 있을 겁니다. 전기가 없으니 해가 지면 바로 잠 잘 각오도 해야 하는 또깨비집 같은 곳이지요. 그러나 ‘정겨운’ 도깨비집입니다.


[출처] [테마있는 명소] http://www.theme-tour.net/




박윤미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