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인터뷰] ‘오빠생각’ 고아성 “‘우아한 거짓말’ 김희애와 비슷한 코드”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1-20 13:06:56
[메인뉴스 민우연 기자] 배우 고아성이 이한 감독과 다시 손을 잡고 따뜻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영화 '오빠생각'(감독 이한)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프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려냈다.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이한 감독과 재회한 고아성은 극 중 한상렬(임시완 분)을 도와 어린이 합창단을 이끌어가는 자원봉사자 선생님 박주미를 연기했다. 그는 엄마처럼 아이들을 따뜻하게 돌보며 극에 활력과 온기를 불어넣었다.

“감독님에 대한 전적인 믿음으로 '오빠생각'을 선택했다. 감독님과 다시 만나게 돼서 정말 행복했고, 영화를 보고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아이들의 합창 장면이 멋지게 나와서 좋았다.”

그는 이한 감독에 대해 “마음이 여리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현장에서 촬영할 때도, 편집할 때도 눈물을 흘리더라고 이야기했다. 심지어 ‘우아한 거짓말’ 당시에는 촬영을 중단하고 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감독을 만난 것은 배우로서 행운이라고 말한 그에게 전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물었다.

“‘우아한 거짓말’의 경우 먼저 마스터샷(영화의 한 신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화면에 잡히는 각도로 촬영하는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찍은 이후, 나머지 신들을 수월하게 찍었다. 반면 이번에는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셨다. 산속에서 촬영하다보니 공간에 제약이 없었다. 아이들이 구석에서 놀고 있으면 한 컷 찍어볼까, 해서 나온 장면도 있고 대사를 애드리브로 요구하시기도 했다.”



고아성은 30여 명의 아역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자신의 아역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아역으로 데뷔해 영화 ‘괴물’,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오피스’ 등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다. 그가 연기했던 인물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오빠생각’의 박주미는 유학을 다녀와서도 전쟁터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기희생적인 인물이다.

“약자 역할을 많이 맡아왔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더 악조건에 처한 약자를 보호하려는 인물들이었다. 또 박주미는 원래 밝은 성격을 갖고 있지만 주변 아이들을 위해 더 밝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 선배님(현숙 역)이 남은 딸을 위해 더 억척스러운 엄마가 됐던 것처럼, 비슷한 코드가 있는 것 같다.”

그가 말한 대로 박주미는 아이들을 따스하게 품어주면서도 강단과 소신을 잃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다. 고아성은 이 작품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연기했고, 인간적으로서도 성장했다.

“연기할 때마다 그 인물에게서 배우는 게 있다. 힘든 일을 공유하지 않고 오로지 혼자 견뎌내는 성향인데, 이 캐릭터를 맡고나서는 사소하게 웃어넘기기도 하고...조금 변한 것 같다. 박주미처럼 단단해진 느낌이다.”

두 남자 배우 임시완, 이희준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고아성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된 작품이기 때문에 조력자로 등장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아쉬움이 남았다.

“이희준 오빠와 붙는(연기하는) 신이 없어 아쉬웠다. 진심으로 다음에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 임시완 오빠와 연기할 때는 마음이 편했다. 나는 아이들한테도 한상렬 소위한테도 리액션을 많이 해주는 역할인데, 리액션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잘 이끌어줬다.”



또한 그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작품만큼이나 따스했던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오빠생각’ 배우들은 촬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즈음 스태프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이준혁 선배님의 취미가 사진 촬영이라 스태프 분들 사진이 하나씩 있었다. 임시완 오빠가 그 사진들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서 ‘오빠생각’ USB를 특별제작하면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희준 오빠는 그림을 잘 그리셔서 그림을 그렸고, 저는 영상을 편집했고, 임시완 오빠는 멘트를 썼다. 백여 명의 스태프 분들께 드렸는데, 마지막 촬영 날 전달해서 반응은 어땠는지 모르겠다.(웃음)”

고아성은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얻은 온기를 관객들도 느끼길 바란다고 말하며 ‘오빠생각’이 특별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영화는 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연기를 어떻게 해냈는지에 대해 집중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처음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많이 생각하게 했다. ‘오빠생각’의 깨끗함, 순수함으로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올해 26살을 맞이한 고아성은 벌써 12년차 배우다. 그는 아직 배우로서 갈 길이 멀었고, 젊을 때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고아성은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

“‘설국열차’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판타지다. 요나를 연기한 이후에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서 ‘우아한 거짓말’을 했다. ‘우아한 거짓말’에서 감정을 절제하는 역할을 맡고 나니 발산하고 싶어 ‘오피스’를 했다. 그 다음 작품으로 건강한 정신을 지닌 인물, ‘오빠생각’ 주미를 선택했다. 마치 겨울에 따뜻한 여름이 그립듯이 상반된 역할에 자꾸 끌렸다. 그런데 처음으로 비슷한 역할을 하고 싶다. 이 영화에 정말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고아성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하다. 그가 바라듯, 타인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밝고 건강한 캐릭터로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한편 ‘오빠생각’은 오는 21일에 개봉한다.

민우연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