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웅 칼럼] 자유석에서의 매너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2-01 09:54:34
[최무웅 칼럼] 기차는 60년대 경제개발 성과를 거두고자 생산된 물품을 운반하는 수단과 시간단축, 70년대에는 전국 일일생활권을 위한 교통망, 80년대에는 복선화 구축으로 지체시간 절감, 90년대에는 편리성 제고, 2000년대부터는 이용객을 위한 편의 제공으로 점점 발전해왔다. 이러한 속도 경쟁으로 인해 전국이 2시간 생활권으로 좁혀져 어디에서나 서울로 출. 퇴근 가능한 시대가 됐다.

특히 호남선 완행열차는 유명한 단어였지만 지금은 그 말을 단어 뜻 그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전북 익산에 일이 있을 때 서울 용산에서 기차를 타면 1시간대에 도착이 가능하다. 이는 서울 시내에서 움직이는 시간보다 더 빠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정좌석이 없음에도 자유석 표를 사는 것은 잠시 서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과거 KTX 4시 14분 출발 자유석 승객이 많아 승하차문 복도 등에 꽉 차있었다. 다행히 승하차 문 쪽에 의자가 1개씩 있어 아래쪽에서부터 그 자리에 앉아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차지한 자리에 대해 아무도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주위를 둘러보고 연세가 많은 분을 잠시라도 앉아 가도록 양보했다. 그 광경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매너를 지키는 훌륭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서울 광명에서 하차 준비를 하고 내리면서 천안역에서 자리를 양보해 앉아있는 분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내렸다. 그 청년은 인성이 남달라 보이고 내게 깊은 인상이 남아있었다. 매너란 그런 것이라는 것을 어려운 환경에도 알려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역시 일등국가의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다가오는 명절 귀성길 기차에서의 매너:
1. 자유석이라 할지라도 옆에서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서로 번갈아 앉아 가는 매너.
2. 지정석 이외의 장소에서는 서로 노약자와 교대하는 좌석이용 매너.
3. 좌석에서 전화 이용 시 조용히 통화하거나 기차 연결부 승하차 문 있는 곳에서 통화하는 매너.
4. 승차 시 줄이 없어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승차하는 매너.

이런 매너를 잘 지키는 사람들을 만약 60년대 사람이 보았다면 훌륭한 매너라 하겠지요.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이학박사 최무웅. 땅물빛바람연구소 대표(mwchoi@konkuk.ac.kr).



최무웅(mwchoi@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