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리뷰]‘남과 여’, 평범한 일상을 지배한 불가항력적 감정의 낯섦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02-17 21:00:57
진보연 기자 ent@ 극장가를 점령한 '센 영화' 속에 정통 멜로 영화가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는 가족을 위해 건조한 삶을 살아가던 상민(전도연 분)과 기홍(공유 분)이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낯선 감정이 주는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극 중 상민과 기홍은 각각 한 가정의 아내이자 남편으로 살아가며 정작 자신의 외로움은 잊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시간에 핀란드에 머물게 된 이들은 핀란드의 국제학교 캠프에서 학부형으로 우연히 마주치고 예상치 못한 동행을 하게 된다.

핀란드 북쪽의 텅 빈 설원에서 서로에게 끌린 이들은 감정의 소통을 넘어 육체적 교감을 나눈다.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으로 살며 자신의 감정에 무관심 했던 두 남녀는 서로로 인해 다시 '남자'와 '여자'로 돌아간다.

이후 서울로 돌아온 상민은 핀란드에서의 일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자신의 일과 가정에 충실하려 애쓰지만, 그런 그녀의 앞에 기홍이 다시 나타난다. 상민은 기홍을 내치려 수차례 밀어내지만 결국 기홍의 끊임없는 구애애 무너진다.

갑자기 닥친 사고처럼 서로에게 끌리는 남녀의 모습은 무섭도록 거침없다. 각자의 일과 가정에만 매진하던 이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흔들린다. 위험한 사랑의 외줄에 서있는 상민과 기홍은 전도연과 공유의 연기로 설득력을 얻는다. 극중 주인공들의 갑작스런 행동이나 전개는 몰입을 방해하지만, 서로에 대한 불가항력 적인 사랑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감정은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똑부러지고 결단력있는 상민과 늘 '글쎄요'를 입버릇 처럼 말하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기홍의 상반된 성격은 극을 이끄는 또 다른 요소다. 감정이 깊어질수록 크게 염려치 않았던 부분들에 계속 걸려 넘어지게 된다. 그리고 상민과 기홍이 가진 각자의 성격은 관계의 변화를 부른다.

극의 시작과 끝을 이루는 배경은 핀란드다. 감독은 핀란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낯선 느낌을 주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두 캐릭터가 주는 낯선 감정들의 교차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상민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 또한 "핀란드는 판타지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한다. 일상과는 동떨어진 공간의 선택은 탁월했다. 상민과 기홍의 사랑은 현실이 아닌 곳에서만 아름다울 수 있는 관계이기에.

한편 영화 '남과 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메인뉴스 진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