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모든 신이 어려웠지만 특히 윤동주 시인이 돌아가시고 나서 영안실에서 누워 있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어요.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라 죽어 있는 것처럼 있어야 했죠. 그런데 옆에서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시는데 저도 자꾸 눈물이 나는 거예요. 제가 울면 다시 촬영해야 하니까 참으려고 애썼지만 눈물이 맺히더라고요.”
‘동주’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만주 북간도 사투리와 일본어가 사용된다. 대본의 절반은 북간도 사투리, 나머지는 일본어였기 때문에 대사를 외우는 것부터 감정을 넣는 것까지 모든 순간을 고민해야 했다.
“사실 대본으로만 봐도 힘들었어요. 대사에 감정을 넣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죠. 일본어 대사를 보면서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봤고, 사투리는 한마디로 닥치니까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귀에 익도록 사투리로 연기한 작품들을 틀어놓고 잤고, (박)정민 형과 만날 때마다 연습하곤 했어요.”
“나중에는 사투리를 안 쓰는데, 그 이유는 시를 표준어로 읽어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평소엔 사투리를 쓰다가 내레이션만 표준어로 하면 이질감이 들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실제로 저 같은 경우도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자연스럽게 사투리가 고쳐지더라고요. 그러다가 흥분하면 저도 사투리가 튀어 나오는데, 그래서 동주도 몽규와 다투는 신에서 사투리를 써요.”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았어요. 후시녹음을 했는데, 특히 ‘서시’는 편하게 앉아서 읽으니까 마음에 안 와 닿더라고요. 오버일 수도 있지만 정성스럽게 읽고 싶어서 의자 위에서 무릎을 꿇고 읽었죠. 대본 리딩 할 때도 눈물이 났는데, 실제 녹음 때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이 첫 마디가 안 나오더라고요.”
“이 역할을 맡게 돼서가 아니라 원래 윤동주 시인의 팬이었어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버전 별로 갖고 있을 정도예요. 영화 찍으면서 더 좋아진 시는 ‘자화상’이에요. 예전엔 이 시를 읽으면서 당연하게도 ‘한 사나이’가 윤동주 시인 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는 송몽규로 해석하더라고요.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싶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이 영화는 눈물을 짜내는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어느 샌가 눈물로 변한다. 만약 영화가 끝날 때까지 눈물을 잘 참아냈더라도 엔딩을 장식하는 ‘자화상’이라는 노래는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든다. 이 노래는 기교 없이 덤덤하게 부르는 강하늘의 목소리와 만나 무엇인가를 해야 했지만 그것을 하기엔 너무나도 연약했던 시대를 담아냈다.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윤동주라는 인물로 나왔던 사람이 노래를 한다는 것이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생각해 봤었죠. 혹시나 흐름을 깨지 않을까 걱정돼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안 좋으면 안 쓰겠다고 하셔서 안심했었어요.(웃음)”

“제가 사실 4차원적이긴 해요. 감성을 넘어서 똘끼도 있고요.(웃음) 오로라는 ‘못 봤으면 말을 하지 마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웃음)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중에 감히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하늘에서 커튼에 왔다 갔다 하거든요. CG를 보는 느낌까지 들었어요.”
“여행을 다녀와서 달라진게 있다면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졌다는 거예요. 아이슬란드 속담 중에 ‘모든 고독은 아이슬란드에서 왔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공항에 내리는 순간 눈이 쫙 펼쳐져 있고 지평선밖에 안 보여요. 돌들도 몇 천 년 간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거기서 제가 살아온 순간들을 따지면 정말 너무 작거든요. 그걸 보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2016년 1월 1일부터 ‘꽃보다 청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오는 17일 영화 ‘동주’와 ‘좋아해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드라마 ‘보보경심: 려’ 촬영을 시작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그는 공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언제나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그의 모습을 앞으로는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꽃보다 청춘’은 정말 의도하지 않게 간 것이었고(웃음), 영화도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개봉을 하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제 의사가 반영된 것은 아니에요. ‘보보경심’도 언제 촬영에 들어가는지 모르고 하게 됐는데 이번에 들어갔어요. 사실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죠. 제 욕심이지만 ‘보보경심’ 끝나고 무대를 계획하고 있어요. 공연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화할 수는 없으나 꼭 하고 싶어요.”
한편 ‘동주’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