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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영화 ‘방 안의 코끼리’(감독 박수영 권칠인 권호영)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두 번째 3D 옴니버스 영화다. 한국형 3D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던 ‘신촌좀비만화’(감독 류승완 한지승 김태용)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방 안의 코끼리’는 블랙코미디, 에로틱멜로, 판타지액션이라는 세 가지 장르로 이뤄졌다.
세 명의 감독이 만드는 세 가지 장르의 세 가지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방 안의 코끼리’의 관용적 의미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사건이나 상황’을 뜻한다. 영화 ‘방 안의 코끼리’는 메인타이틀의 관용적 의미 외에도 거짓말, 외로움, 트라우마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박수영 감독의 블랙코미디 ‘치킨게임’의 키워드는 ‘거짓말’이다. 이 작품은 아찔한 절벽 위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세 남녀의 눈치 게임을 그린다. 극 중 재벌 2세(곽시양 분)는 유능한 수입차 딜러로, 코러스 가수(신동미 분)는 뮤지컬 톱스타로, 사채업자(김태한 분)는 태권도 관장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것이 탄로 났을 때의 현실적 모습들을 가감 없이 보이며 웃음을 자아낸다.
권칠인 감독의 에로틱멜로 ‘세컨 어카운트’의 키워드는 ‘외로움’이다. SNS 세컨 계정을 통해 이뤄지는 일회성 만남을 그린 이 작품은 주인공 인경(미람 분)이 맺는 관계들에 집중한다. 그는 피상적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채우며 1명의 남자와는 단 1회의 만남만을 갖는 룰을 철저히 지켜오지만, 처음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남자(서준영 분)에게 쉽게 마음을 뺏기는 모습을 보인다. 감독은 일반적인 사랑을 거부하던 여자의 심경변화를 3D가 가진 깊이감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권호영 감독의 판타지액션 ‘자각몽’의 키워드는 ‘트라우마’다. 과거 트라우마와 맞서는 베테랑 요원의 쫓고 쫓기는 꿈속 추격전을 그려낸 이 작품은 주인공 지섭(권율 분)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나타내며 깊은 공감을 이끈다.
각기 다른 장르가 세 감독의 개성과 만나 신선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들은 ‘방 안의 코끼리’를 통해 3D 기법이 얼마나 다양한 장르에서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속 3D는 장르가 아닌 하나의 연출 방법에 불과하다. 같은 맥락에서 ‘방 안의 코끼리’는 3D 영화가 가지던 기존 이미지로부터 탈피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혹자는 ‘할리우드 작품보다 못한 걸 만들며 흉내만 냈느냐’며 타박 섞인 질책의 눈길을 보내지만, 권호영 감독은 그들에게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의미 없는 것인가’라는 반문을 던진다. 국내 3D는 아직 낯섦이 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영화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꿈틀대는 이들의 노력은 절대 부질없지 않을 것이다.
한편 ‘방 안의 코끼리’는 오는 3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메인뉴스 진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