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배우] ‘코미디의 화신’ 조정석, 납득이 되는 ‘형’으로 돌아왔다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11-18 16:17:41
출처 : ''건축학개론'' 스틸
출처 : ''건축학개론'' 스틸


배우 조정석은 코미디를 가장 잘한다.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부터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 그리고 개봉을 앞둔 영화 ‘형’까지 조정석은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코미디는 ‘건축학개론’ 납득이에서부터 시작했다. 당시 납득이는 기존에 대중들이 봐왔던 평범함을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로 충무로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후 그는 스크린관 브라운관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자신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역할이었기에 그에게 있어서도 납득이는 애정 어린 캐릭터다.

‘질투의 화신’에서 그는 마초이면서 찌질한 방송사 앵커 이화신 역을 맡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납득이 안돼. 납득이”라며 과거 ‘건축학개론’ 납득이가 선보였던 대사를 쓰기도 했다. 본격 상식 파괴 드라마로 불렸던 ‘질투의 화신’은 화신의 말처럼 ‘납득이 안 가는’ 꽁트 같은 상황이 펼쳐졌지만, 배우들의 연기로 개연성을 부여했다.

출처 : ''질투의 화신'' ''형'' 포스터
출처 : ''질투의 화신'' ''형'' 포스터


24일 개봉하는 ‘형’은 사기꾼 형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브로 코미디로, 조정석은 동생(도경수 분)을 팔아 가석방된 사기전과 10범 고두식 역을 맡았다.

‘형’에서도 납득이는 등장한다. 앞서 조정석이 “영화에 ‘건축학개론’ 납득이스러운 모습도 있을 것이다. 납득이를 오마주했다”고 예고한 대로, 극중 두식은 눈이 보이지 않는 동생이 못생긴 여자를 만나자 그 여자의 외모에 대해 설명하면서 “네가 술이 떡이 돼서 바닥이 올라고 막 그래. 근데도 걔 얼굴을 보면 확 깰 정도야”라며 납득이로 분해 대사를 선보인다.

다소 저급한 어휘를 사용하지만 디테일하고 빠른 납득이의 대사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과거 캐릭터를 새로운 작품에서 오마주하는 것은 보통 자신감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조정석과 제작진들의 예상대로 ‘질투의 화신’ 그리고 ‘형’에 등장하는 납득이에게 대중들은 또 한 번 웃게 된다. 코미디적인 이미지가 차곡차곡 쌓여 관객에게 공감대를 만들어 더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 ‘형’에서 조정석은 납득이의 느낌 외에도 두식이만의 코미디를 만들었다. 사기 전과로 교도소에 들어갔다가 동생을 보살핀다는 명목으로 집으로 돌아왔지만, 동생을 돌보기는커녕 동생에게 어떻게 사기를 칠까 고민하는 두식의 모습은 얄밉게 보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펼쳐지는 그의 애드리브는 관객을 두식에게 빠져들게 한다.

특히 두식은 욕을 많이 사용하는데, 조정석이 가진 특유의 호흡과 리듬감은 욕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앞서 조정석은 “욕을 얼마만큼 맛깔나게, 밉지 않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이야기가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잘 그려나가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았다”며 “욕 연기를 할 때는 NG가 안 났다. 착착 달라붙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도경수는 메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석이 형이 애드리브를 하긴 하지만, 대본에 있는 대사를 자연스럽게 연기해서 애드리브처럼 보이게 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할까’ 신기하다. 조정석 형의 연기는 계속 웃게 만든다. 현장에서도 많이 웃었다. 웃기지 않은 신이었는데, 너무 웃기게 해서 NG가 10번 이상 나기도 했다”고 이야기 했고, 앞서 ‘형’의 권수경 감독은 “조정석은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순발력이 좋고, 코미디 쪽에 특화된 배우라서 많이 의지했다”며 배우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주희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