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0년 이어 또 10년, ‘신비한 동물사전’ 주목할 이유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6-11-30 10:49:43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킹스크로스 역 9와 3/4 승강장을 향해 돌진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해리포터’ 세대들을 위해 새로운 마법의 세계가 펼쳐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신비한 동물사전’은 지난 주말인 25일부터 27일까지 89만 608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9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348만 6601명이다. 전 세계에서는 4억 7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마법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1997년 소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간 된 후 2007년 ‘죽음의 성물’까지 총 7권이 발간되어 전 세계 79개 언어로 번역되어 4억 5천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하나의 소재에 불과했던 ‘마법’은 조앤 롤링에 의해 하나의 ‘세계관’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어 2001년 ‘해리포터’는 영화화 됐고, 2011년까지 8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2011년 ‘죽음의 성물 두 번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마법세계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6년이 지난 2016년, 마법은 영국이 아닌 미국에서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해리포터’를 보던 아이들이 어른이 됐듯 성장물이 아닌 성인들의 이야기로 말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원제 ‘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은 ‘해리포터’ 시리즈 속의 1990년대 영국이 아닌 1926년 미국, 즉 ‘해리포터’ 이전의 마법세계라는 새로운 무대를 배경으로, 마법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 동물학자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가 신비한 동물을 찾아 뉴욕으로 떠나면서 펼치는 모험을 그린 영화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 아이들이 다녔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동물학 수업'의 교재인데, 그 저자인 뉴트 스캐맨더가 주인공으로 나섰다.

덕분에 이 영화에서는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 기숙사 위주였던 ‘해리포터’와 달리 후플푸프인 뉴트로 인해 후플푸프 기숙사의 새로운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의 추천사는 알버스 덤블도어가 썼으며, 극중 나오는 그린델왈드 역시 덤블도어의 친구이자 볼드모트 이전의 흑마법사다. ‘해리포터’에서 슬쩍 스쳐갔던 이야기들이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것이다.

즉, ‘해리포터’ 팬에게는 ‘신비한 동물사전’은 그들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로, 워너브라더스 로고와 ‘해리포터’의 인트로 음악을 함께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기지고 있다. 게다가 신비한 동물인 니플러, 보우트러클, 스우핑 이블, 천둥새 등의 깜찍하고 우아한 모습은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

물론 ‘신비한 동물사전’에게도 아쉬운 모습은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 첫 주 오피닝 스코어는 역대 ‘해리포터’ 시리즈의 성적을 넘는 194만 명으로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해리포터’와 객관적으로 비교했을 때는 그보다 못하며, 이런 기록을 만든 것은 ‘해리포터’ 팬들 덕분이라는 의견이 크다. 사실 신비한 동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올해 초 개봉해 흥행에 실패한, 잭 블랙 주연의 ‘구스범스’와 비슷한 포맷이며, 인간과 또 다른 존재인 마법사들이 인간들과 겪는 갈등은 그리 신선하지 않다. 여기에 여주인공인 티나(캐서린 워터스턴 분) 또한 ‘민폐녀’ 캐릭터로서 매력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비한 동물사전’은 앞으로 2년마다 1편씩 총 5부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편 동안 1927년부터 1945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며, 2편에서는 주연인 뉴트의 활약보다 그린데왈드의 분량이 많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새어나오고 있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 시리즈와 달리 원작 없이 영화 자체가 오리지널이기 때문에 앞으로 5편이 제작될 동안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다시 10년의 판타지 대장정이 시작됐고, ‘해리포터’ 세대들을 이어 ‘신비한 동물사전’의 세대가 탄생할 전망이다.

이주희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