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Z 재찬, 채널A 새 드라마 '체크인 한양' 주연 캐스팅…데뷔 후 첫 청춘 사극 도전!
2024-04-16

보편적인 것이 정상이고, 대중적인 것이 옳다고 여겨지는 이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도리어 이런 편견을 버리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개중에는 진심어린 이해를 바탕으로,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 이유인 자들로 나뉠 것이다. 하지만 선입견의 대상이 본인이 된다면, 그로부터 갈등이 발현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 ‘업 포 러브’는 이 조심스러운 갈등부터 해소까지 아주 유쾌하게 그려내는 데에 성공한다.
모델 같은 키에, 능력 있고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 일반적으로 봐오던 ‘로코물’의 정석 남자주인공이지만 ‘업 포 러브’의 남자주인공은 딱 하나가 부족하다. ‘장신의 키’. 그것도 아주 많이 작다. 하지만 우리는 136cm의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주인공 두 남녀의 인연은 휴대 전화로 시작된다. 능력 있는 변호사에, 176cm 장신, 압도적인 비주얼로 주위로부터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디아(버지니아 에피라 분)가 식당에 놓고 온 휴대 전화를 한 남자가 주운 것. 그 이유로 디아와 남자는 통화를 하게 되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매력에 디아는 묘한 호감을 느끼며 그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들뜬 마음으로 나간 디아의 눈에 보이는 건 상상 속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닌 앙증맞은 신사 알랙상드르(장 뒤자르댕 분)였다.
잘 나가는 건축가로 유쾌하고 매너까지 갖춘 알랙상드르의 매력에 시종일관 이끌리는 디아지만 동시에 보편적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름, 그 기준에 저항도 해보지만 쉽지 않다. 이런 디아에게 알렉상드르의 사랑이란 배려다. 일반적 사회 굴레 안에 갇혀있던 디아에게 자신을 만날 수 있겠냐며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상처 받지 않을 기회를 준다. ‘물론’이라고 대답하는 디아를 위해 그는 자신만의 방법대로 끝없이 사랑해주고, 약속했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현실과 맞닥뜨린 이후 혼란을 느끼고 갈등하는 디아를 비판할 수 없다. 간도, 심장도 콩알만 한 ‘정서적 난쟁이’로 살아온 여자가 용기를 내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 안에서 스스로 성장한다. 오롯이 자신의 결정 아래, 알랙상드르의 내면에 집중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작은 키를 동정하지도, 조롱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알랙상드르의 ‘다름’을 ‘틀림’으로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비틀어 그들을 우습게 만든다. 더불어 알렉상드르가 지니고 있는 상처를 억지로 슬프게 비추지 않고 담담하게 표현해낸다. 버지니아 에피라 역시 사랑에 빠진 모습부터 갈등에 고뇌하는 모습까지 촘촘하게 소화했다.

실제 키가 182cm인 장 뒤자르댕의 젠틀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는 알랙상드르에게 빠진 디아의 마음을 백 번 이해하게 만든다. 큰 사건과 노골적인 대사 하나 없이 표현된 그의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장 뒤자르댕의 눈빛과 섬세한 내면 연기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유독 오버숄더 숏과 투 숏을 빈번하게 사용하는데, 디아와 알랙상드르의 키 차이 대비를 극명하게 드려내면서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물한다.
미운 악역도 없는 이 프랑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스럽다. 폴짝 뛰어 의자에 앉아 발을 동동거리는 알랙상드르의 몸짓은 보는 이까지 웃음 짓게 만든다. 21일 개봉 예정.
이예은 기자 ent@ma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