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충무로 ‘女女흐름’ 기지개 펼까

기자 2017-02-15 13:01:40
사진='비정규직 특수요원' 포스터
사진='비정규직 특수요원' 포스터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현재 충무로는 그야말로 남성 배우들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무대다. 얼마 전, ‘공조’가 7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현빈과 유해진은 올해 첫 최고 흥행배우가 되었고, 같은 날 개봉했던 ‘더 킹’도 500만을 모으며 조인성과 정우성의 힘을 증명했다. 이 기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개봉을 앞둔 강하늘·정우 주연의 ‘재심’과 조진웅·신구·김대명의 ‘해빙’, 그리고 드디어 개봉의 꿈을 이룬 고수·설경구의 ‘루시드 드림’까지 남자 배우들이 전면적으로 나선 작품들이 연이어 출격 준비 중이다.

이에 단 하나의 작품이 그 맹렬한 기세를 끊기 위해 등장한다. 두 여성배우 강예원, 한채아가 주인공으로 나선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올 봄에 찾아오는 것. 실로 반가운 등장이다. ‘여교사’ 이후로 공개되는 2017년 두 번째 여성 투톱 영화로, 보이스피싱 일망타진을 위한 국가안보국 댓글요원 장영실(강예원 분)과 경찰청 미친X 나정안(한채아 분)의 불편하고 수상한 합동수사를 그린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 작품이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해운대’, ‘퀵’ 등에서의 독보적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제대로 도장을 찍은 후, ‘하모니’와 ‘날, 보러와요’ 속 무거운 캐릭터까지 연기하며 폭 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한 강예원이 다시 한 번 코미디로 컴백했다. 이에 청순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지녔던 한채아가 기존의 것을 벗어던지고 액션과 거친 욕으로 무장해, 강예원의 코미디 저력에 가세하기 위해 나섰다.

여성판 ‘공조’를 연상케 하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현 흐름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양새를 띈다. 이 작품 속에서는 남궁민, 조재윤, 김민교 등 다수의 남자 배우들이 여성 캐릭터들을 받쳐주는 역으로 등장한다. 현 영화계는 물론이며 전체 미디어 콘텐츠 소재의 흐름이 ‘남남케미’에 완전히 집중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한 와중에, 이러한 역할의 반전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흥행을 몰고 왔던 ‘더 킹’ 속 김소진과 김아중이 나름의 주체성을 지닌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로 그려지긴 했지만, 중심에 선 남자 배우들 옆에서 보조로 등장하는 데에 그쳤다. ‘공조’는 역시 윤아와 장영남이 등장해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지만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가미된 캐릭터로 머물 뿐이었다.

 

 

 

 

 

 

 

 

 

사진=NEW제공
사진=NEW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물론, 앞서 말한 해당 극들의 중심을 잡는 캐릭터가 남성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 캐릭터가 조연급으로 전락한 것은 불가피한 처사이지만 그러한 작품들의 비중이 압도적인 건 다양성 면에 있어서 여전히 아쉬움을 자아낸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연출을 맡은 김덕수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두 여배우하고 작업해서 이뤄지는 영화가 흔치 않다. 저는 이 두 여성이, 여성이 아닌 배우로써 액션도 있고 코믹도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사회적 이슈와 범죄 등을 통쾌하게 비틀어낼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소재의 신선함과 두 여성배우들의 연기의 힘을 빌려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낼 수 있을지 귀추를 모은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