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영화] 반전 선사하는 올해의 영화, 피해갈 수 없는 ‘스포일러 경계령’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2-22 23:37:52
사진=영화 포스터
사진=영화 포스터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조작된 도시’ ‘루시드 드림’ ‘싱글라이더’ 올 겨울 등장하는 이 세 편의 영화는 액션, 신선, 감성 등 다양한 강점을 지녔지만 ‘반전’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강력한 히든카드를 숨겨놓았다.

영화 ‘싱글라이더’는 개봉 전날인 21일, 출연 배우들의 스포일러 금지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며 역으로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했다. 이병헌과 공효진은 “영화를 보고 나면 무척 말하고 싶은 것이 생기실 것이다. 구체적으로 깜짝 놀랄 수 있도록 스포일러 활동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소희도 “스포는 나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세 작품 모두 주로 인물을 둘러싼 반전이 극을 이끈다. 고수, 설경구 주연의 영화 ‘루시드 드림’에서는 박유천을 편집할 수 없었던 이유 자체가 스포일러이지만 그보다 더 큰 반전을 숨긴 인물이 존재한다. 또한, 지창욱이 선택한 첫 영화인 박광현 감독의 ‘조작된 도시’ 역시 하나의 캐릭터가 순식간에 영화의 전체를 전복시킨다.

작품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강력한 반전 탓에, 제작사와 홍보사들은 노심초사다. 영화 개봉 이전에 진행되는 언론시사회나 인터뷰에서도 “스포일러 혹은 결말에 대한 질문과 언급은 삼가 해달라”고 연일 요청 중이다.

 

 

 

사진='싱글라이더' 캡처
사진='싱글라이더' 캡처

 


스포일러는 아직 콘텐츠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내용이나 요소가 미리 밝혀지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그러한 폭로를 하는 사람을 칭하기도 한다. 특히, 단순히 줄거리가 아닌 반전과 같은 경우라면 스포일러는 더욱 민감한 문제다. 반전은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하는 게 아니라, 꼼꼼히 채워진 서사 속에서 긴장을 유발시키고 새로운 내용으로 뒤집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객들은 전개가 진행될수록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게 되며, 흥미로 이어지고 관람 욕구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아무런 전개를 읽지 못한 상황에서 결과론적으로 결말과 반전을 알아채게 된다면 작품에 대한 관심도와 흥은 확연하게 떨어진다. 실제로, 이러한 경우는 파다하다. 그만큼 스포일러는 작품에 있어서 치명적이다.

그래서 많은 언론에서 인터뷰 혹은 리뷰글을 작성할 때, 불가피하게 내용이 노출되어야 한다면 상단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다’고 미리 고지를 한다. 법과 같은 의무는 아니지만 암묵적인 예의이자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룰이다.

반면에, 스포일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러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결말 혹은 모든 스토리를 숙지하고 가는 층이다. 미리 반전을 알아채고 봄으로써, 서사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복선과 요소들을 찾아내는 재미는 느끼는 사람들이다. 또한, 엔딩을 미리 알고 관람해 심리적 안정감을 받는 관객들도 존재한다.

간혹 콘텐츠 생산자들이 적당한 선에서 일부러 흘리기도 한다. 호기심을 유발해 극을 찾게 만드는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제작자 입장에서는 방대한 영상과 소리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말 몇 마디로 관람 욕구를 식게 만든다면 그것만큼 허탈한 게 없을 것이다. 이는 곧 잠재적인 관객을 잃는 것이며, 흥행으로 가는 길에 분명한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더 많은 대중들이 온전히 작품을 느끼고 건강한 몰입을 위해 ‘싱글라이더’, ‘조작된 도시’, ‘루시드 드림’의 스포일러를 지켜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세 작품 모두 반전에 의해 극이 지배되지는 않으니 혹여나 알게 되더라도, 마음 놓고 즐겨도 좋을 듯 싶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