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솜] “내 얼굴 좋아하지만 단점도 있어…친근하게 다가갈 것”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2-24 09:40:22
사진 : 김현우 기자 /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사진 : 김현우 기자 /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배우 이솜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다른 따뜻함을 새로이 쌓았다. 영화 ‘좋아해줘’에서 강하늘과 달콤하고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면, 이번에는 가족이다.

영화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성호(정만식 분), 수경(이요원 분), 주미(이솜 분)에게 예고 없이 막내 동생 낙(정준원 분)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치열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극중 이솜이 맡은 주미 역은 연예인 외모 못지않은 외모를 가졌지만 끼가 없어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인물. 그 탓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지만 밝음과 뻔뻔함으로 가족 간의 연결고리 노릇을 톡톡히 한다.

“생각보다 담백하고 잘 나온 것 같아요. 물론 걱정은 있었어요. 가족 영화니까 뻔해서 지루하시지 않을까 싶었죠. 그리고 여러 설정 때문에 ‘너무 슬프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설명적인 부분들이 다른 영화보다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걱정과 달리 담백하게 잘 나왔던 거 같아요.”

 

 


이솜은 데뷔 초, 정우성과 함께 출연한 ‘마담 뺑덕’으로 대중과 영화계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으며 배우로써의 새싹을 틔웠다. 하지만 워낙 인상이 강렬했던 탓인지 이후에도 이솜에게는 줄곧 ‘마담 뺑덕’의 꼬리표가 붙었다. 그러던 중에, ‘좋아해줘’에서 제 옷에 딱 맞는 역할을 입고 오면서 그녀의 다른 면모를 발견했다. 영화 속의 다른 어떤 커플보다도 큰 사랑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그 사랑이 이솜에게도 크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좋아해줘’ 이후에 시나리오를 고르고 있었는데 따뜻한 가족 영화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좋아해줘’의 나연 역을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더 밝은 역할을 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러다가 ‘그래, 가족’을 만났죠. 현실적인 남매들의 관계가 끌렸던 것 같아요. 실제로 가족은 서로 너무 가까워서 소중함을 놓치기도 하잖아요. 대화가 안 되어서 틀어질 수 있는 모습들이 요즘 많이 겪는 현실적인 가족인 거 같아요.“

이솜이 맡은 주미 역은 남다르거나 특별한 설정을 지니고 있지 않아 대단한 존재감을 발휘하진 않는다. 분량도 이요원과 정준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작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에게는 없는 유연함을 들고, 이솜은 자연스레 ‘그래, 가족’ 속으로 스며들었다. 밝고 긍정적인 주미의 모습이 이솜과 퍽 닮아보였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경험은 없고, 고등학교 때부터 모델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이제 제 주위에도 평범한 친구들이 있고, 아직까지 직장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해요. 그런 모습들도 보고 어렸을 때부터 해온 사회생활로 주미에게 많이 공감 갔어요. 되게 민망한 장면이 있다면 나레이터가 되어서 춤추는 장면이에요. 신촌 한복판에서 찍었는데 사람도 많았었고 이야기를 하면서 춤도 춰야 해서 힘들었어요. 가발도 썼는데 너무 저 같지 않아서 어색했죠.”

 

 

 


이솜, 이요원, 정만식 이 세 명의 조합은 의아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조금도 닮지 않은 세 사람이 남매로 하나가 된다니, 어떤 케미를 그려낼지 기대를 모으는 동시에 불협화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어째 닮아 보이기 시작하더니 꽤 어울리기까지 한다. 더불어, 2004년생인 정준원 군이 막내 역으로 활약하면서 이솜은 ‘그래, 가족’에서 처음으로 막내 역할을 내어주었다.

“촬영하면서 끝물이 되어서야 친해진다고 선배님들이 먼저 말씀을 하셨어요. 낯을 많이 가리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 역시도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아주 크게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지금 홍보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친해지고 있는 거 같아요. 오히려 선배님들과의 관계보다 (정)준원이가 더 고민이었어요. 저는 언니 오빠들이 더 편한 스타일이라 동생이 조금 어렵거든요. 어린 친구와 작업을 해본 적도 없어서 어떻게 친해질까 싶었어요. 글너데 준원이 성격이 워낙 똑똑하고 밝고 연기도 잘해서 공감대가 있었어요. 개그코드고 정만식 선배님보다 훨씬 잘 맞았고요. 정만식 선배님이 개그를 치시면 3초 있다가 이해하거든요? 준원이가 개그를 하면 그냥 마냥 재밌어요. 아재개그를 치는데 잘 맞아요 저랑.(웃음)”

‘하이힐’에서는 차승원, ‘마담 뺑덕’은 정우성, ‘더 엑스’에서는 강동원과 호흡을 맞추며 많은 배우와 대중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좋아해줘’의 강하늘을 제외하고는 그녀는 의외로 또래 배우와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한창 20대만의 풋풋한 사랑스러움을 뽐내기에 충분한 그녀이기에 배우로써, 그리고 이솜으로써의 아쉬움도 분명히 존재할 터.

“친한 친구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사회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은 거의 없어요. 같이 작업을 해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오히려 언니 오빠들이 더 많아요. 선배님들도 좋은데 친한 나이 또래 있는 분들이 부럽기도 해요. 제가 로맨틱 코미디 되게 좋아해서 감독님께도 주미는 남자친구 없냐고 여쭤보기도 했어요.(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도 로맨스에요.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연애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진지할 수도 있고 코미디일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소재의 영화가 있으면 꼭 하고 싶어요.”

 

 

 


누구와 호흡을 맞추고 싶냐고 묻자 “신기한 게 저는 말하면 꼭 이뤄지더라고요. 예전에도 안재홍 오빠하고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소공녀’로 같이 출연해요. ‘마담 뺑덕’ 때에는 가족영화를 출연하고 싶다니까 이번 작품도 찍게 됐고요. 그래서 오히려 말을 조심해야겠어요.(웃음)”

“저는 진짜로 여자 배우 분들과 많이 작업하고 싶어요. 어떤 분이랑 호흡을 맞추든 간에 상관없어요. 그저 함께 여자 배우들과 작업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요원 선배님과 하게 된다고 했을 때도 기대가 많이 됐어요. 부딪히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죠. 예전에 선배님이 나오신 ‘광식이 동생 광태’랑 ‘용의자X’ 등 워낙 재미있게 봐서 선배님이 궁금했죠. 이미지가 워낙 시크하시고 도도하시잖아요. 또, 수경 역도 그런 성격이니까 ‘몰입을 잘하시는 건가?’ 하면서 헷갈렸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되게 순수하시고 여리신 부분이 있어요. 저희 영화보고도 가장 많이 우셨어요. 공포 영화나 스릴러도 무서워서 못 보신대요. 그런 모습들이 반전이었어요.”

모델 출신인 이솜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을 극찬한다. 아무런 생각을 읽을 수 없는 무표정은 뭔지 모를 신비로움까지 뿜어낸다. 그러다가도 환히 웃으면 세상이 밝아지는 듯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그 얼굴은 확실히 여러 캐릭터를 입어야할 배우로써 탁월한 무기다. 하지만 열렬한 활동을 통해 본인의 성장을 잔뜩 기다리고 있는 그녀는 이러한 칭찬마저 객관적으로 들으려 애쓰는 배우였다.


“저는 제 얼굴 좋아해요. 그리고 어떤 부분이 예쁘지 않고, 어떤 부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스스로 알죠. 묘한 부분들이 있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모델 때부터 지금까지 매력으로 봐주시고, 신비한 모습으로 봐주시긴 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잖아요. 저는 더 다양한 것들을 하고 싶은데 그게 막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모델과 배우, 어느 것을 할 때 더 행복하냐고 질문을 건네자 이솜은 “둘 다 매력이 있는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이 커졌어요. 더 좋은 작품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게 커요. 영화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에요. 드라마가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저는 좋은 작품만 만나면 언제든 준비가 되어있어요. 어서 하고 싶어요.”라고 유쾌하게 웃음 지었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