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영화] 韓 영화 누른 올해 첫 외화 ‘23아이덴티티’…관객 사로잡은 힘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2-27 09:03:35
사진=UPI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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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올 겨울, 박스오피스는 국내 영화로 물들여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병헌과 공효진의 감성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싱글라이더’부터 1년 8개월 만에 대중 앞에 나선 SF스릴러 ‘루시드 드림’ 등 다양한 장르를 지닌 국내 영화가 찾아와 흥행 돌풍을 예감케 했다. 실제로 2월 중반까지만 해도 ‘남남케미’를 뽐냈던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더 킹’ ‘공조’ ‘조작된 도시’ ‘재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가 힘을 내세웠다.

하지만 뜻밖의 영화가 등장해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을 맡은 심리 스릴러 외화 ‘23 아이덴티티’다. 이 작품의 깜짝 등장은 신선하고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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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이덴티티’는 23가지 다중인격을 가진 케빈(제임스 맥어보이 분)이 24번째 인격의 지시로 소녀들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심리 스릴러 작품으로, 개봉 전날부터 국내 영화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달성했던 ‘23 아이덴티티’의 활약은 예상 밖의 짜릿한 결과다.

무엇보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을 완벽하게 소화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기존의 ‘엑스맨 시리즈’부터 ‘어톤먼트’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그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오고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며 성장한 연기력을 또다시 내보였다. 9세 소년인 헤드윅부터 여성 패트리샤 그리고 강박증 환자 데니스 등 성별과 나이의 구분 없이 자유자재로 다중인격 캐릭터를 변주하는 그의 연기력에 세계의 많은 대중은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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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실제 인물인 빌리 밀리건 사건과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이며 관객의 흥미를 제대로 끌어올린 것이 또 하나의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의 학대로 24개의 인격을 가지게 된 빌리 밀리건은 미국에서 강간, 납치 등으로 체포되었지만 다중인격으로 판단되어 무죄를 받은 인물이다. ‘23 아이덴티티’와 여러 상황이 유사해 현실판 ‘23 아이덴티티’로 불리며 영화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린다. 23개의 인격을 하나로 융합시킨 24번째 인격을 지닌 빌리 밀리건처럼 영화 속의 케빈은 23개의 인격들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닌 24번째 인격이다. 특히, 24번째 인격은 특수한 도구나 장치 없이 인간 신체 내에서 스스로 나타날 수 있는 극한의 변화를 보이며 관객의 놀라움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파라노말 액티비티’ ‘인시디어스’ 등을 제작했던 호러 영화의 명가 블룸하우스가 다시 만나 그들의 손길을 거치며 스릴러 영화로써의 시너지를 폭발시켰다. ‘23 아이덴티티’ 배급사는 “샤말란 감독은 23개의 인격을 가진 캐릭터를 스크린으로 완벽하게 옮기기 위해 정신과 의사들을 직접 만나고, 다중인격에 관한 모든 기록물을 읽어볼 만큼 끝없는 연구와 도전을 했으며, 이의 결과로 완벽한 케빈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레미제라블’ 의상 디자이너 파코 델가도와 ‘장고: 분노의 추적자’ 미술감독 마라 르페르 슈루프 등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들이 가세하여 영화의 배경과 의상으로도 섬뜩함을 고조시켰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국내영화의 천편일률적인 장르와 유사한 배우들의 연이은 등장이 관객에게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야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거의 지배적인 흐름에 가까웠던 한국영화를 벗어나, 관객들은 더욱 폭넓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서, 정통 심리 스릴러 작품으로 한국을 찾은 ‘23 아이덴티티’의 매력까지 더해져 국내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