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수] “‘루시드 드림’, 한국에 없는 참신한 영화…긴 후반작업 나쁘지 않아”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2-27 09:22:03
사진 : (주)영화인 제공 /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사진 : (주)영화인 제공 /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메인뉴스 이예은 기자] “루시드 드림은 희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한, 소재가 독특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보시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오락 영화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루시드 드림’은 한국영화 최초로 자각몽을 소재로 해 기획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극중 고수는 3년 전 납치된 아들 민우를 찾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오로지 아들만을 위해 처절하게 질주하는 인물 대호 역을 맡았다. 대호는 우연히 루시드 드림을 이용한 수사에 대해 알게 되고, 꿈속으로 들어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실제로 두 자녀의 아빠여서일까. 고수는 그 어느 때보다 제 옷을 입은 듯, 진정성이 흘러넘쳤다.

촬영을 끝낸 지 2년이 훌쩍 지났지만, 고수는 여전히 대호의 감정이 잔재로 남아있는 듯 했다. 얼마 전 진행되었던 언론시사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혜정은 ‘고수가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남자한테 휴지를 건네준 건 처음이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들키지 않게 조용히 울었는데 혜정이가 말했네요. 먼지가 들어갔나 봐요.(웃음) 대호의 심정이 잘 느껴져서 울음이 났어요.” 이전에도 작품을 보면서 운 적이 있냐고 묻자 “제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가끔 울컥할 때가 있어요. 제 작품을 보고 울었던 기억은 잘 안 나네요.”

 

 

 

사진=(주)영화인 제공
사진=(주)영화인 제공

 


평범한 가장이자, 기자를 연기하기 위해 고수는 과감하게 변신했다. 극 초반에 고수는 기존, 대중이 알던 일명 ‘고비드’인 고수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큰 덩치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들이 납치되기 전후의 변화를 명확히 표현하기 위해 단기간에 체중을 18kg가까이 찌웠기 때문. 그의 노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촬영 현장에 갈 때도 기분 게이지를 0으로 유지하며 처절함을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대기업 비리 고발 기자이자 평범한 사람이 누굴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범한 체형이 뭘까 고민하며 살을 찌웠어요. 극 초반에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잖아요.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의 심정이 어떨까싶고,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살을 찌웠어요. 저한테는 사실 별로 새롭지 않은 모습인데, 보시는 분들은 새롭게 보이셨나봐요. 저도 몸 관리를 해야 빠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찌긴 쪄요.(웃음)”

고수의 ‘루시드 드림’ 출연 계기는 호기심과 공감으로부터 비롯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글로 표현된 꿈속 세계가 영화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함을 일으켰고, 아버지인 대호의 마음이 크게 다가와서 뭉클함이 계속해서 이어졌었다고. 하지만 메가폰을 잡은 이는 첫 상업영화 연출에 나선 신인감독 김준성이었다. 분명히 불안감도 있었을 테지만 고수는 주어진 여건에서 텍스트의 모습들이 충분히 잘 구현됐다며 크게 만족감을 표했다.

“감독님은 너무나 생각이 뚜렷했었어요. 아이디어나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고 현장에서 감독님을 봤을 때도 대담하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들을 믿고 봐주셨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워낙 준비를 오래 많이 하셨던 것 같고,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 자체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 넘치는 모습을 봤죠. 엄청난 SF액션은 다음 작품에서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어요. 꿈이란 건 정말 황당하고 규모가 거대하잖아요.”

 

 

 

 

사진=(주)영화인 제공
사진=(주)영화인 제공

 


많은 관객들이 알다시피, 2015년 6월 크랭크업 이후 꿈속세계 구현을 위한 후반작업이 길어져 1년 8개월이 지나서야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무기한에 가까운 작업이었기에 개봉을 기다리는 스태프들은 물론, 배우들에게도 분명히 초조한 상황이었을 터. 또한, 미뤄진 만큼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했기에 부담감도 없었다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루시드 드림’의 출연진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아했고 오히려 여유가 가득했다.

“어차피 후반작업 시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완성도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서 좋게 생각해요. 이런 소재의 영화가 한국영화에는 없고 처음이기에 참신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하죠. 아직까지 촬영도 얼마 전에 끝난 것 같아요.”

주로 선하고 처절한 인물들로 분해 열연했던 고수라, 반대로 악역은 어떠냐고 묻자 “당연히 해보고 싶어요. 사람이라고 다 선함이나 악함만 가지고 있지는 않잖아요. 두 모습 다 갖췄죠.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에는 선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들이 궁금해졌어요. 악역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고지전’이나 ‘황금의 제국’같이 변화를 겪었던 인물을 표현해본 적은 있어요. 아예 누군가를 등쳐먹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라며 들뜬 모습으로 답했다.

 

 

 

 

사진=(주)영화인 제공
사진=(주)영화인 제공

 


고수는 2016년에는 드라마 ‘옥중화’로 브라운관에서도 모습을 비췄고 영화 ‘덕혜옹주’의 특별 출연해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올해에서도 그는 ‘열일’할 예정이다. 당장, 쟁쟁한 남성 배우들과 ‘남한산성’을 촬영 중에 있고 다시 한 번 시대극 ‘이와 손톱’으로 관객에게 찾아온다. 고수가 걸어갈 길은 여전히 끝없이 멀리에 있고 그는 그 길을 걸어갈 준비가 되었다.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늘 멀리 생각하고 있으니까 계속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 바람이에요. 작품을 통해서 관객 분들이 만족하실 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종 목표라고 할까요.(웃음)“

 

이예은 기자 9009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