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엠비션뮤직의 창모라는 친구요.”
래퍼 비와이는 지난해 12월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믹스 테이프’에서 “올해 가장 주목하는 래퍼”를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쇼미더머니5’ 이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신빙성은 높았다. 아직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진 않지만,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 장모의 입지는 확실하다.
창모는 2013년 7월 ‘돈 벌 준비’를 시작으로 ‘돈 벌 시간’ ‘별 된 준비’ 등 총 다섯 장의 믹스테잎을 발매했다. 박자를 가지고 노는 랩스킬에 특유의 변조된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기존 래퍼들과는 새로운 느낌을 줬다. 그리고 테이크원 등과 함께 차세대 래퍼로서 거론됐다.
창모는 끊임없이 돈에 대한 욕심을 뱉어낸다. 지금까지 발매된 노래들만 해도 ‘돈 벌어’ ‘돈이 하게 했어’ ‘디오엔(D.O.N)’ 등 제목부터 주제가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자리 잡은 힙합 트렌드와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창모의 노래는 진부하지 않다.
그는 자신만의 스웨그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자신의 고향 경기도 와부읍 덕소리를 언급하며 어두웠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대조시킨다. 서정적인 비트에 “신 아래 덕소, 그 분의 은총 받아 경건히 벌어내 돈”이라고 뱉는 랩은 다른 래퍼들과 달리 친근함을 준다.

믹스테잎 이후 발매하는 음반들은 그의 잠재력을 짐작케 한다. 총 다섯 장, 약 20여 곡을 발매했지만 그는 모든 트랙의 작곡·편곡을 도맡아했다. 가사는 트랩 장르에 가깝지만 반주는 다르다. 그는 노래 곳곳에 피아노 소리를 넣어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이는 창모의 출신과 관련이 깊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던 그는 플레임이라는 밴드부로, 최근까지는 일리네어레코즈의 피아노세션으로 활동했다. 건반의 울림은 그의 시그니쳐 사운드와 같다. 강한 힙합 베이스에도 전혀 이질감은 없다. 오히려 그의 노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27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힙합부문 차트에는 ‘마에스트로(Maestro)’와 ‘아름다워’ ‘아이야’ ‘돈이 하게 했어’ 등 창모의 노래가 네 곡이나 올라와 있다. 창모는 최근 신보를 발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시의성이 지난 음원이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동료 래퍼는 “창모는 대중적으로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힙합계에서는 매우 핫한 뮤지션이다.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의 장점은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이다. 랩은 물론, 작곡과 피아노 연주 실력도 뛰어나다. 래퍼들 사이에서는 ‘쇼미더머니’ 나가지 않아도 성공할 뮤지션이라고 이야기된다”고 전했다.
메인뉴스 유지훈 기자 free_from@naver.com